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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조지아주 투자…법인세 감경 마중물 되나

각종 세금 감면·소득공제로 과세표준 낮추는 부수 효과 노려

김형락 기자  2022-08-01 17:13:30

편집자주

기업의 투자·고용·영업활동은 세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절세는 CFO와 재무조직에게 주어진 숙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용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이익을 지켜내는 수문장 역할을 해내야 한다. 더벨은 주요 기업 CFO와 재무 담당자들이 수립한 조세전략과 활동을 조명한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투자를 펼치는 동시에 법인세 부담은 줄이는 '일거양득' 재무 전략을 편다. 공장이 들어서는 조지아주정부로부터 세금 감면, 소득 공제 등을 인센티브로 챙긴다. 미국 현지에 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절세 부수 효과를 노린다.

현대차가 미국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을 짓는 대가로 받는 인센티브가 공개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조지아주정부는 현대차에 총 18억달러(2조3580억원) 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합의문을 확정해 발표했다.

인센티브는 △세금 감면 △소득 공제 △재정 지원을 망라한다. 주정부는 내년부터 26년 동안 현대차에 재산세 4억7200만달러(6183억원)를 감면해주고, 건설 기계·자재에 대한 세금 3억9600만달러(5180억원)도 면제해준다. 5년 동안 일자리를 창출 대가로 2억1200만달러(2777억원)의 소득 공제 혜택도 준다.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발전소 부지 구매, 도로 건설 등 인프라 정비를 재정 충당 방식으로 지원한다.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총 6조3000억원을 들여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상반기 가동한다는 목표다. 만일 약속한 투자액과 고용 창출이 목표치의 80%에 못 미치면 지원받은 인센티브 일부를 주정부에 돌려주기로 했다. 또 재산세 등을 면제받는 대신 이익공유 명목으로 3억5700만달러(4676억원)를 주정부에 지급하기로 했다.

주정부가 현대차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당장 법인세 부담을 덜어줄 투자 유인책이다. 미국의 법인세 세액 계산 절차는 국내 법인세 계산 흐름과 대체로 비슷하다. 법인세는 한 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해 세무조정을 절차를 거쳐 최종 납부액을 도출한다. 인센티브 중 재산세 등 세금 감면 항목은 세무조정 과정에서 손금(세법상 비용)에 산입돼 과세할 소득금액을 줄여주고, 고용 창출에 따른 소득 공제는 과세표준을 낮춰준다.



법인세 세액 계산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먼저 소득금액 계산단계에서는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에 세무회계상 사업연도에 속하거나 속하게 될 총익금(세법상 수익)을 산입하고, 총손금을 공제한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을 도출한다.

그 다음 과세표준 계산단계에서는 법인세법상 소득인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에에서 이월결손금, 비과세 소득, 소득 공제 항목을 차례로 빼 과세표준을 구한다.

마지막 세액 계산단계에서는 과세표준 구간에 해당하는 세율을 곱해 산출세액을 낸다. 여기서 세액감면, 세액공제 내역을 빼고 가산세와 감면분추가납부세액 등을 더해 총부담세액을 산정한다. 최종적으로 기납부세액을 빼주면 차감납부세액이 나온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으로 법인세 지출 금액이 결코 적은 편이 아니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생산법인(HMA, HMMA 등), 금융 계열사(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등을 종속기업으로 거느리고 있다. 현금흐름표에서 최근 3년(2019년~지난해) 평균 법인세 지급액은 1조284억원이다. 2018~2020년 당기순이익 평균(2조2517억원)의 46% 수준이다. 12월 결산 법인은 당해년도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이듬해 3월 말까지 신고·납부한다. 최근 3년 별도 기준 법인세 지급액은 약 4212억원이다.



현대차는 미국 투자로 한 차례 절세 효과를 봤다. 2002~2005년 10억달러를 투자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완성차 생산공장(HMMA)을 건설했다. 2005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HMMA는 연산 37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몽고메리시는 양산 후 2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지원책을 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법인세는 매출 등이 결정돼야 계산할 수 있다"며 "미래 법인세를 지금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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