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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닝보·첨단소재 매각하는 한화솔루션, '빅딜' 한번 더?

작년 대규모 유증에도 투자 규모 커 유동성 부족, 딜 이후 유동성 '넉넉'

박기수 기자  2022-04-27 15:27:0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2020년대 전후로 한화솔루션만큼 기업 개편에 적극적이었던 곳은 드물다. 한화'케미칼' 시절 자회사끼리 합병하고 합병 자회사를 다시 한번 한화케미칼이 흡수하면서 탄생한 것이 한화솔루션이다. 인수·합병(M&A), 유상증자 등 사업 개편을 위한 자금 이동도 활발했다.

무엇을 위한 사업 개편이었는 지는 명확하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한화그룹과 솔루션 계열의 전면에 나서면서 한화솔루션은 기업의 정체성을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로 바꿨다. 작년 1조원을 투자해 유럽 지역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RES프랑스' 지분을 인수한 것은 현재의 한화솔루션을 상징하는 딜이었다.

그 끝에 최근 거론되는 첨단소재 사업부문과 폴리염화비닐(PVC)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닝보 법인의 지분 매각이 있다. 사실 이 두 법인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통매각설을 비롯해 이번에 거론된 물적분할 안까지 업계에서 다양하게 거론됐다. 한화솔루션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여러 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며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만을 유지했다.

이 두 딜이 완료될 경우 한화솔루션의 자금 여력이 풍부해질 전망이다. 다시 말하면 이 두 딜의 의미는 곧 'RES프랑스'에 이어 큰 '한 방'이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작년 한화솔루션의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마이너스(-) 1530억원이다. ACF란 잉여현금흐름에서 투자자산의 획득분과 유상증자 등 자본조달 분을 합친 값이다.



작년 한화솔루션은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 유상증자(2834억원),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입(4730억원), 한화글로벌에셋 유상증자(1917억원)에 이어 RES프랑스 인수(1조원)까지 투자자산의 순획득분만 2조2485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시행됐던 1조3461억원의 유상증자 덕에 ACF가 그나마 -1530억원으로 맞춰질 수 있었다. 작년 별도 순이익으로 5400억원가량 기록했지만 배당을 실시할 수 없었던 배경이 추측되는 대목이다.

올해도 1분기부터 현금 유출이 활발하다. RES실리콘(1899억원), 한화큐셀 유상증자(3702억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소유의 프리미업 개발사업 지분 확보(316억원), 자사주 취득(20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지위 확보를 위해 투자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딜의 성사로 재무적인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우선 닝보 법인의 경우 전체 주식의 49%를 헤임달PE에 매각하면서 6762억원을 받기로 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첨단소재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사모펀드(PEF)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지분 49%를 약 6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약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통해 한화솔루션은 작년 RES프랑스라는 빅 딜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사업의 지분 매각을 통해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된다는 의미다.

설령 '빅 딜'이 없을 경우 이번 딜은 오롯이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다. 작년 말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44%, 별도 기준은 95.2%다. 다만 한화솔루션은 이자보상배율이 연결·별도 모두 5배가 넘을 정도로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2건의 딜이 단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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