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분할 그 이후

외형 키우는 동국홀딩스, 제동 걸린 동국제강

①배당수익 급증, 분할 후 260배↑…신설 사업법인 수익성은 둔화

김소라 기자  2024-12-04 08:48:29

편집자주

기업은 전략적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각기 분할 의도나 목적은 제각각이나 기업 성장이라는 장기 방향성은 동일하다. 가치 재평가, 재무 융통성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후속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하나였던 몸체가 둘로 나뉘는 만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3년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00여 곳 이상이 분할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이 당초 도모했던 기대 효과가 실현되고 있는지 THE CFO가 이들의 밸류 및 재무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70여 년의 철강 제조 업력을 보유한 동국제강그룹은 지주 체제 2년차에 접어들었다. 기존 '동국제강' 단일 사업 법인 체제에서 지배, 사업부 간 수직 체계로 형태를 바꿨다. 이를 위해 대기업 집단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약 1년이 경과한 현재 각 기업은 서로 다른 변화를 맞았다. 신설 사업 법인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이 더딘 속도로 보폭을 확장하는 반면 지주사인 존속 법인 동국홀딩스는 신속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분할 당시 순자산가액 기준 배정된 몫은 적었지만 외려 성장 속도는 가장 두드러진 모습이다.

드라마틱 한 변화를 만든 건 배당이다. 동국제강, 동국씨엠을 지배구조 산하에 두고 배당 수익을 확보하며 관련 매출이 크게 뛰어올랐다. 그룹 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늘면서 배당금 수령 규모가 확대된 모습이다. 현재 주주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동국제강그룹은 올해 기준 총 4개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주사인 동국홀딩스 아래 사업 법인들이 나란히 배치된 구조다. 각각 열연·냉연 사업을 전개하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을 비롯해 화물운송 업체 인터지스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그룹 연결 자산총액은 당해 기준 2조5000억원대로 집계된다. 지난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이 인적분할로 분리되며 연결 재무제표에서 빠진 영향이다.

동국제강그룹은 각 사업부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말 이사회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을 결정했다. 통상 지주, 사업부 2개 법인으로의 분리가 아닌 새로운 2개 사업부를 아래에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각 철강과 강판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독립 조직을 구축한다는 목적이었다. 규모 면에서 자산은 철강 부문인 동국제강에 더 많이 배정했다.


다만 분할 후 지난 1년의 성과를 돌이켜 보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곳은 지주인 동국홀딩스다. 수익성과 기업 규모 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신설된 2개 사업 법인과 비교해 성장률 면에서 가장 고무적이었다. 일례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이 분할 전 단순 사업 부문이었을 때 보다 최근 매출이 축소된 반면 같은 기간 동국홀딩스 매출은 큰 폭으로 반등했다.

구체적으로 올 3분기 동국홀딩스 별도 매출은 인적분할 전인 2022년 동분기 대비 26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당시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수익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동국홀딩스(당시 동국제강)가 수취한 유의미한 배당금 원천은 자회사 인터지스가 유일했다. 인터지스는 2022년 3분기 동국홀딩스를 대상으로 약 14억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올해 배당 수익은 크게 뛰어올랐다. 동국홀딩스는 지난 3분기 총 224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인식했다. 대부분 관계사 동국제강(150억원)으로부터 수취했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배당 지급분을 모두 합하면 전체 배당 수익분의 약 71%를 차지한다. 여기에 동 기간 졌다. 여기에 상표권 사용 명목의 수익도 함께 인식되며 전체 매출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사업 법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분할 설립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모두 근래 수익이 축소됐다. 건설, 조선 등 핵심 타깃 시장 수요 부족이 장기화됨에 따라 생산 및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동국제강 영업 부진이 심화됐다. 분할 전 3조9000억원대였던 동 사업부 매출은 분할 1여 년이 경과한 현재 3조원대 아래로 내렸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실제 현금 창출력 지표도 약화된 것으로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분할 후 외형 확대는 지주사 중심으로 이뤄졌다. 올 3분기 말 동국홀딩스 별도 순자산액은 분할 전 대비 34% 증가한 6747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 사업 법인과 비교해 현재 규모는 가장 작지만 성장 속도 면에선 가장 원활한 흐름을 띄고 있다.

이를 토대로 주주 정책 강화도 예고했다. 분할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 등의 이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매년 최대 잉여현금흐름(FCF)의 30%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는 동국홀딩스를 비롯해 분할 신설 법인 모두를 대상으로 동일하게 적용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