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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후성의 이사회에는 사외이사가 단 1인이다. 사내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며 의장도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사내이사 중심으로 이사회가 운영되면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성과에서도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11개 항목 중에서 10개 지표가 최하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전환으로 주요 경영지표가 악화돼 시장 지표도 부정적이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 모두 시장 평균치를 하회했다.
◇사내이사 중심 이사회 구성, 견제장치 필요성 커져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역이 평가됐다. 이사회 평가 결과 후성은 총점 255점 중 94점을 받았다.
후성의 평균 점수와 총점 모두 가장 낮은 항목은 '구성'이다. 평점은 5점 만점에 1.2점이며 총점은 45점 만점에 11점을 받았다. 후성 이사회는 총 3명으로 이중 사외이사는 단 1명뿐이다. 이사회 의장은 김용민 대표가 맡고 있으며 송근 울산공장장과 정홍식 사외이사가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후성은 별도 소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상근감사와 이사회에서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이사회의 견제기능도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견제기능' 항목은 평점 1.7점으로 총점은 45점 만점에 15점이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내부거래 통제장치 모두 마련돼 있지 않으며 이사회 추천을 통해 이사 후보자를 선정하고 있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제외하고 전체 문항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경영성과는 총점 55점 만점에 15점으로 평점은 1.4점이다. 지난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64배로 KRX 300 평균치 2.38배를 크게 상회했다.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으며 주가수익률은 13.02%, TSR은 13%를 기록했다.
후성은 지난해 적자 전환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ROE는 -22.6%이며 ROA는 -9.44%로 떨어졌다. 매출성장률 역시 마이너스 성장(-14.31%)을 보였으며 부채비율은 157.45%로 평균치 91.96%를 웃돌았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 없이 직무수행 점검 대체
후성의 이사회 평가 6개 항목에서 평균 3점 이상인 항목은 '정보접근성'이 유일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35점 만점에 20점을 받았으며 평점은 3.3점이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접근 가능성 등에서 만점을 받았으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별도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전체 15개 중에서 6개 항목을 이행하며 준수율 40%를 기록했다.
'참여도'에서는 평점 2.4점, 총점은 40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후성은 지난해 이사회를 총 12회 개최했다. 안건은 이사회 개최 4일 전에 통지됐으며 이사진 출석률은 평균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별도 구성하지 않고 있어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후성은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도 실시하지 않아 '평가개선 프로세스' 개선도 요구된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평점 2점으로 총점은 35점 만점에 14점을 받았다. 후성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없이 직무수행 모니터링으로 대체하고 있다. 재선임 검토시 반영할 평가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후성은 향후 평가 방안 구축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ESG 등급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B+등급'을 받았다. 전년도보다 등급이 한 단계 상향 조정되면서 양호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한국ESG기준원(KCGS)에서는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B등급'을 부여해 종합등급 'B+등급'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