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플랫폼 기업 숲(SOOP)이 아프리카TV에서 사명을 변경한 뒤 첫 실적을 공개했다. 플랫폼과 광고 부문에서 모두 호실적을 올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따른 일회성 비용 우려가 있었지만 실적에 큰 여파는 없었다.
다만 중장기 성장성과 광고 시장 업황을 고려하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숲 경영진도 이를 고려해 글로벌 플랫폼 연내 론칭과 광고 전략 수정을 고민 중이다. 이 밖에 최근 불거진 엑셀방송 논란과 관련해 정찬용 숲 대표가 직접 입을 열어 주목된다.
◇양대 매출 확대 지속, 광고 전략은 고민 숲은 31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가졌다. 3분기 매출은 1100억원,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9%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티메프 사태로 인한 해피머니 관련 일회성 대손상각비 영향을 입었다. 60억원 상당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 영업이익은 30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8%다.
주요 사업 부문인 플랫폼, 광고 모두 견고한 성장이 이뤄졌다. 숲의 3분기 플랫폼, 광고 매출은 각각 826억원, 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21.7% 증가했다. 플랫폼 매출의 경우 지난 3분기 대비 0.2% 가량 하락했다. 9월 추석 연휴 영향이다.
이번 분기 실적 중에서 눈에 띈 건 부정적 업황에도 선전을 유지한 광고 영역이다. 주력인 컨텐츠형 광고가 지난해 동기 대비 13.6% 증가한 143억원 매출을 올렸다. 컨텐츠형 광고는 스트리머와 함께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광고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이외에도 플랫폼, 기타 영역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13.2%, 45% 증가한 매출을 거뒀다.
다만 숲은 플랫폼 광고 규모 증가 모색 등 다방면에서 전략 수정을 고민 중이다. 인플루언서 광고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장기 전망도 나쁘진 않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 당장 큰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정 대표는 “인플루언서, 스트리머와 함께 하는 광고가 현재 산업 현황 대비 매출 기준으로 여전히 성장세지만 시장 수요, 수익성을 고려해 아주 많이 계획하고 있진 않다”며 “전체적인 규모가 더 커지고 일반 광고 체계처럼 몸집을 키우고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광고의 기술적 고도화나 외부 협력 등으로 전략 수정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회선료 증가 글로벌 플랫폼 영향, 엑셀방송 우려 발언 눈길 비용 전반에선 대손상각비 외 회선사용료, 스트리머 지원금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회선사용료의 경우 올해 3분기 총 52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8.8% 증가했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 추진에 따라 비용이 늘었다.
이날 정 대표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선사용료가 일부 증가했는데 이는 아직까지 P2P, 그리드를 아직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현지 네트워크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엔지니어를 파견해 11월 중 적용하고 글로벌 플랫폼도 정식 출시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숲은 글로벌 플랫폼 네트워크에 p2p, 그리드 기술을 적용하려다가 철회한 바 있다. 일부 기능, 품질 저하가 발견됐던 탓이다. 3분기 실적 발표 기준으로 철회 1달 반 정도가 경과됐다.
P2P와 그리드는 분산 컴퓨팅 기술로 망 사용료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글로벌 플랫폼으로 인한 망 사용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정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 등을 통해 불거진 숲 플랫폼 내 엑셀방송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엑셀방송에 대해 어떤 위법성, 불법성도 확인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위험성이 사실이라면 분명한 처벌을 받아야 하나 현 상황에서 이를 사실로 호도하거나 플랫폼에 모든 책임을 물어 제재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대표는 “숲이 UCC 플랫폼을 18년간 운영하면서 서비스, 사회적 인식에서도 성장 중이지만 여전히 편견과 오해를 바탕으로 한 시각이 많다”며 “엑셀 방송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많지만 숲이 플랫폼 운영 측면에서 가진 노하우와 재량권을 믿고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