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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CEO 연임 포커스

정민식 하나저축 대표, 아쉬운 성과 속 '2연임' 도전

②'2+1' 임기 관행 정착할까, 비우호적 업황에 수익성 악화

김서영 기자  2024-10-23 07:28:58

편집자주

주요 저축은행 대표들이 연임 기로에 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연체율이 급등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해 대출자산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특유의 장기 재직 관행이 깨지고 리더십 변화를 맞을지 주목된다. 저축은행 대표들의 임기 중 경영 성과와 관행, 모회사와의 역학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올 연말 임기가 끝나면서 연임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이 두 번째 연임 도전이다. 정 대표 재임 기간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이어지며 취임 당시 목표였던 수익성 개선에 애를 먹었다.

정 대표가 오는 12월 2연임에 성공한다면 하나저축은행 사상 최장기 재직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그간 '2+1' 임기 관행을 뒤집고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올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자회사 CEO 인사 원칙도 관전 포인트다.

◇'2+1' 임기 만료 앞둬, 2연임 도전 결과는

정민식 대표이사(사진)는 2022년 3월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부임해 3년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정 대표는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대표 중에서 두 번째로 재임 기간이 길다.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가 2021년 1월 취임해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정 대표는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며 '2+1' 임기 관행을 정립하게 됐다. 하나저축은행은 2012년 영업을 개시한 이후로 모두 6명의 대표이사가 거쳐 갔다. 초대 대표이사인 조병제 전 대표는 2012년 2월에 선임돼 이듬해 3월 임기가 끝났고, 배턴을 이어받은 박재호 전 대표는 2015년 3월까지 2년간 재임했다.

3대 대표이사 정수진 전 대표는 2015년 3월부터 이듬해 3월, 황종섭 전 대표는 2018년 3월까지 2년 재직했다. 지금의 '2+1' 임기 관행이 자리 잡기 시작한 건 5대 대표이사 오화경 전 대표(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때부터다. 오 전 대표는 2018년 3월 선임돼 2021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2022년 3월 임기를 마쳤다.

정 대표도 오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2022년 3월 선임돼 올해 초 재선임됐고, 올해 12월 말까지로 임기를 부여받았다. 이러한 임기 관행에 따르자면 정 대표는 최대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운 것이 된다. 다만 오 전 대표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에 당선되며 2연임 도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정 대표의 2연임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단정할 순 없다.

1963년생인 정 대표는 광주상고를 졸업해 호남대 행정학과에서 학사 과정을 밟았다. 1982년 하나은행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2008년 금남로지점 부지점장에 올랐고 봉선동지점, 금남로지점, 광주지점, 광주금융센터지점 등 지점장을 역임하며 '영업통'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2017년엔 호남영업그룹장 겸 광주전남영업본부장에 오르며 은행 내에서 입지를 다져갔다. 2021년엔 본부장에 오른 지 4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같은 해 부행장에 오르며 고속 승진했다. 2022년 하나저축은행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비우호적 업황에 아쉬운 경영 실적, 적자 상황 지속

정민식 대표의 경영 실적은 어떨까. 재임 동안 수익성이 떨어지고 건전성이 나빠졌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비우호적인 업황에 따라 아쉬운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2연임 도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 대표 취임 첫해인 2022년 말 순이익은 9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순손실 1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말까지도 적자 상황이 이어지며 1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순손실의 95.76%에 해당한다. 상반기 동안 작년 연간 손실에 준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올 하반기 적자 줄이기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급등했다. 2022년 말 연체율은 3.22%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 말 6.75%로 두 배 이상 연체율이 뛰었다. 올 상반기 말 연체율을 더 상승해 7.63%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까지 건전성 관리가 경영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결정이다.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지주 임추위에 있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은 경영 실적과는 별개로 정무적 요소에 따라 대표이사가 선임되는 경향도 있다.

올 3월 지주 임추위는 정 대표 재선임 평가 요소로 △영업 및 리스크 관리 △안전자산 중심 경영 △그룹 내 시너지 증진 △내부통제 강화 및 건전경영 △리더십과 도덕성 등을 꼽았다. 임추위는 정 대표 후보 추천 이유에 대해 "영업과 리스크 관리 등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하며 강한 추진력을 통해 최상을 성과를 도출하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출처: 하나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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