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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울산·미국 공장 가동' 신흥에스이씨, 밸류업 '언제쯤'

매출 성장 전망에도 주가 주춤, ESS용 캡어셈블리 물량 수주 호재

김혜란 기자  2024-08-05 19:03:3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2차전지 폭발방지 부품 전문기업 신흥에스이씨의 최대 고민은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입니다. 실적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주가만큼은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신흥에스이씨는 2020년 매출액 2801억원에서 2021년 3668억원, 2022년 4778억원으로 계속 앞자리를 바꾸며 성장세를 보여줬고요, 지난해에는 연결회계기준 매출액 약 5399억원을 달성,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147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3619억원에서 출발한 시가총액은 2일 종가 기준 약 2800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태입니다.

◇Industry & Event

신흥에스이씨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폭발을 방지하는 부품을 만드는데요, 주로 각형배터리에 들어가는 캡 어셈블리(Cap Assembly)를 생산해 삼성SDI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신흥에스이씨는 올해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재료가 많아 보입니다. 우선 이달 울산광역시 울주군 반천산업단지 울산신공장을 준공합니다. 이미 1,2라인에서 시제품을 제작 중이고요, 연말 안에 4라인까지 구축한다고 합니다. 울산 공장은 미국 공장에 각형배터리용 캡 어셈블리 반제품을 보내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합니다.

울산 공장에서 주요 부품을 모두 용접·조립해 뚜껑 형상의 멀티 어셈블리(반제품)로 미국 공장에 보내면, 현지에선 여기에 다리를 부착하는 최종 조립을 거쳐 완제품(캡 어셈블리)으로 만듭니다. 미국에선 마지막 단계의 간단한 조립과 검수만 한 뒤 고객사의 미국 공장으로 납품합니다.

울산 공장에선 지난달 시제품을 생산해 선적으로 미국 공장에 보냈고요, 미국까지 가는데 2개월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9월에 미국 공장에 도착하면 조립 이후 테스트한 뒤 삼성SDI의 테스트까지 거치면 12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가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을 올해 4분기 가동하기로 했는데요, 이 타임라인에 맞춰 신흥에스이씨도 미국 공장을 가동해야 합니다.

물론 시제품 생산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긴 하지만 12월 초부터는 캡어셈블리 100만개 양산 매출이 발생해 신공장의 매출 기여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더해 울산 공장이 연말에 3,4라인을 증설하기 때문에 미국 공장도 내년에 3,4라인을 구축한다고 하는데요. 미국과 울산 공장이 풀캐파로 돌아가면 증설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또 삼성SDI는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1조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앞뒀는데요, 신흥에스이씨도 양산 공장에서 ESS용 캡 어셈블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협력사 입장에서 엔드유저가 어디인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양산 공장의 ESS용 캡어셈블리 생산 물량은 조금씩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에 갇혀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지만, 신공장을 짓고, ESS용 물량을 수주하는 등 지속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향후 시장 환경이 조금 나아졌을 때 시장에서 인정받아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arket View

나이스디앤비 이상아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신흥에스이씨에 대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이 일시적 성장 둔화 추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동사는 삼성SDI를 통해 증가한 배터리 물량을 통해 최근 2년간 매출 성장 기조를 보였다"며 "올해 1분기 실적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올해 연간 매출 또한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또 울산과 미국에 신설한 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두 공장은 자동화 생산과 체계적 운송 시스템으로 연계돼 월 500만 개의 제품을 생산하기로 예정돼 있어 이를 통한 매출 확장도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신흥에스이씨는 황만용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 관련해 "지난해 말 미국공장이 본격 가동해 전기차 캐즘 구간을 견디면서 향후 수요회복 시기에 점프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업의 본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난해 액면분할과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제고 방안도 지속적으로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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