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가 이달 말 만기가 다가오는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차환하지 않고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모채 차환 발행을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 전략이 달라졌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현금 보유고 덕에 상환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연구개발(R&D)에 공들인 헬스케어 로봇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도래하는 사모채 만기 도래 물량도 상황에 따라 상환 여부를 결정하려 한다.
◇현금보유고 지난해 말보다 2배 증가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오는 27일 만기가 도래하는 1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차환하지 않고 갚기로 했다. 이 채권은 2년 전 한양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아 발행됐다. 금리는 연 4.65%였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말까지 사모채 차환에 나선 바 있다. 작년 11월 175억원 규모 사모채 만기가 다가왔는데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찍어 갚았다. 다만 발행 환경이 달라진 만큼 금리 부담은 가중됐다. 지난해 차환 자금으로 갚은 채권은 2020년 저금리 시기에 발행돼 이자율이 연 1.84%에 불과했다. 새로 발행한 사모채 금리가 4% 중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비용이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달 갚아야 하는 사모채는 상환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환이 가능해진 배경도 있다.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571억원과 비교하면 2배 증가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하며 현금이 쌓이기 어려운 영업 여건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4197억원,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5437억원, 영업이익 458억원 대비 각 23%, 64% 감소했다.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업계에서 세라젬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세라젬이 매출 우위를 점하면서 수익성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순손실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로 인해 가전·가구 매출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탓도 있었다.
올해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1분기 매출은 1207억원, 영업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972억원, 영업이익 66억원과 비교하면 각 24%, 150%씩 성장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1년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내 만기 도래 200억도 상황 따라 결정 바디프랜드는 부진한 수익성 흐름 속에서도 매년 200억원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 성과로 여기고 있다. 지난 5년 간 들인 연구개발비만 1000억원에 달한다. 지속된 R&D를 통해 안마의자 기술을 헬스케어 로봇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이렇게 쌓은 기술력으로 지난해 메디컬 팬텀, 다빈치, 팔콘, 퀀텀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2월에는 마사지베드와 안마의자의 특징을 결합한 신제품 에덴을 선보이기도 했다. 안마의자는 신제품을 출시한 뒤 시장에 자리잡기까지 통상 6개월~1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한데 작년부터 시작된 헬스케어 로봇 신제품 판매 효과가 올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로보틱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안마의자 제조업체로 사업 확장도 진행 중이다. 10여 곳의 기업과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헬스케어 로봇 제품이 차지하는 실적 비중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라진 실적이 예고되면서 사모채 차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앞으로 다가올 만기 도래 물량도 전처럼 무조건적인 차환이 아닌 시장 상황에 따라 재무 전략을 택할 계획이다. 바디프랜드는 오는 8월과 9월에도 100억원씩 사모채 만기가 다가온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1분기는 실적이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달 만기인 사모채는 상환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두 건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