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1호 블라인드펀드 청산 절차를 앞두고 있다. 중대형급 블라인드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투자처 하나 없이 국내 시장을 통틀어 손꼽히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의 1호 펀드 ‘글랜우드코리아제일호사모투자 합자회사’ 내부수익률(IRR)은 약 30%로 추산된다. 국내에 설립된 4000억원 이상 블라인드펀드 중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호 펀드 규모는 45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출범했다.
글랜우드PE는 지난달 말 CJ올리브영 소수지분 매각을 종결하면서 마지막 투자처 엑시트에 성공했다. 올리브영 지분 약 22.6%를 올리브영과 특수목적법인(SPC)에 절반씩 매각하며 약 7800억원을 벌어들였다. 2021년 프리IPO에 참여해 4140억원을 투입한지 약 3년 만이다. 내부수익률(IRR) 30%대다. 글랜우드PE는 1호 펀드와 2호 펀드에서 각각 투자금을 조달했다.
글랜우드PE가 펀드 내 모든 투자처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마치면서 펀드 청산 선결조건을 충족했다. 조만간 이를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투자를 위해 설립했던 SPC 해산 등 프로세스가 남아있어 시일은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3분기에는 청산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1호 펀드는 글랜우드PE가 국내 정상급 PE로 도약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호 펀드 내 실패한 투자 사례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 △한국유리공업(현 LX글라스) △SKC코오롱PI(현 PI첨단소재) △올리브영이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리브영을 제외하곤 모두 바이아웃 딜이다.
글랜우드PE는 대기업의 비주력 사업부를 인수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 후 되파는 ‘카브아웃’ 전략을 주로 구사하고 있다. 소외됐던 사업에 과감한 추가 투자를 단행, 매력적인 M&A 매물로 변신시켰다. 이를 새 인수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매각 차익과 신사업 시너지를 창출했고, 사모펀드 선순환 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인수 기업에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배제한다는 점도 글랜우드PE M&A 전략의 특징으로 꼽힌다.
글랜우드PE에 신뢰를 보냈던 기관투자자(LP)들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1호 펀드 앵커 LP로는 국민연금공단, 교직원공제회, 농협협동조합중앙회가 꼽힌다. 한 발 빠른 투자금 회수를 통해 글랜우드PE는 펀드 설립 불과 6년 만에 투자원금은 물론 두둑한 수익까지 안겨줬다. 이를 통해 국내 대형 LP들의 눈도장을 다시 한 번 찍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