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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힘썼던 코빗, 적자 지속 탓 '빡빡한' 곳간 관리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매출 급감, 올해도 비용 효율화 기조 지속

노윤주 기자  2024-04-15 07:43:13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이 6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진행했던 수수료 무료 이벤트 여파로 매출도 6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마케팅에 큰 비용을 지출하던 코빗의 기조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공격적인 광고 보다는 영업비용을 효율화해서 적자폭을 줄이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코빗은 지난해 매출 17억원을 올렸다. 43억원을 기록했던 전년에 비해 60% 감소했다. 이는 작년 4분기 진행했던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 때문이다. 이벤트 이후 코빗을 찾은 고객수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 증감 참고지표인 예수부채는 564억원으로 전기 대비 28억원 가량 늘어났다.

그럼에도 점유율은 1% 아래를 유지하고 있어 수수료 무료 이벤트의 효과가 유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4분기 가상자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주요 거래소를 찾는 고객이 전반적으로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적자는 269억원이 발생했다. 투자한 가상자산 가치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났지만 적자를 상쇄하기 역부족이었고 당기순손실은 14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회사 몫으로 보유 중인 가상자산 가치가 늘어나면서 순손실을 부분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코빗은 가상자산을 '회사 소유 가상자산'과 '투자 가상자산' 두 부분으로 나눠 계상한다. 가상자산 중 일부를 제 3자에게 대여해주거나 운용하면서 이자를 수취하고 있는데 이를 투자 가상자산으로 분류한다. 2023년에는 13억5593만원의 가상자산 평가이익과 96억4737만원의 투자 가상자산 평가이익이 잡혔다.


코빗은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영업비용 효율화를 단행했다. 가장 크게 줄인 부분은 광고선전비다. 2022년 143억원을 들여 마동석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광고를 집행한 바 있다. 2023년에는 38억원을 쓰는 데 그쳤다.

거래 이벤트 등에 사용하는 판매촉진비도 절반 가까이 줄였다. 2022년 12억원이던 판촉비는 2023년 3억6448만원으로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상승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사실상 광고 마케팅을 중단한 셈이다.

코빗은 올해도 비용 효율화를 계속하며 곳간을 관리한다. 남은 현금은 많지 않다. 현금성자산은 약 66억원이 남아 있다. 이미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실시해 130명 가량의 직원 규모를 100명까지 축소했다.

주주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어 몸집 줄이기 작업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스퀘어는 지난해 공정가치평가를 진행해 코빗 장부가액을 700억원에서 141억원으로 축소시켰다. 최근에는 비핵심 포트폴리오를 유동화해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기에 코빗 최대주주 NXC의 지분 매각설도 지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코빗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는 올해도 계속된다"며 "주주 제휴사와 함께하는 마케팅은 적극적으로 나서되 과거처럼 모델 기용, 광고 등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코빗은 SK스퀘어 자회사인 SK플래닛과 제휴해 '위믹스-OK캐쉬백 전환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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