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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커지는 네이버, 직구 공세 돌파구 '판매자 친화'

줄어드는 '검색' 매출, 비중 변화 뚜렷…AI·데이터 등 솔루션 제공 활로

노윤주 기자  2024-03-22 08:28:20
네이버의 2023년 매출 구조에는 검색엔진 플랫폼을 넘어 종합 커머스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가 뚜렷하게 담겨 있다. 서치플랫폼 부문 비중은 줄어들고 커머스 부문 비중은 늘었다.

'쇼핑' 부문이 커져 비롯된 변화다. 경쟁자인 쿠팡과도 고객군이 일부 나뉘어 점유율 측면에서 선방 중이다. 다만 해외 이커머스 사업자의 국내 진출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알리바바, 테무 등이 초저가 상품과 무료배송을 내세우며 네이버 쇼핑 고객을 흡수 중이다.

네이버가 대응책으로 삼은 건 '판매자 중심 편의 기능 강화'다. 판매자들을 공략해 양질의 다양한 상품을 네이버 쇼핑에 입점시킨다는 목표다. 결국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이다.

◇가장 큰 매출 성장 보인 부문은 '커머스'

네이버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9조6706억원이다. 이 중 커머스 매출은 2조546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6.4%를 차지한다. 네이버 쇼핑에서 발생하는 매출연동 수수료, 기술솔루션 사용료, 쇼핑 검색광고비 등이 커머스 부문 매출에 포함된다.

전체 사업 부문 매출에서 두 번째 규모다. 전년도 매출은 1조8010억원, 총 사업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9%였다. 일년 사이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다.


회사 사업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서치플랫폼 부문은 여전히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3조5890억원(37.1%)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성장세는 이미 멈췄다. 이 기간 네이버 전체 매출이 전기 대비 18% 증가한 반면 서치플랫폼 부문 성장률은 0.6%에 그쳤다.

서치엔진으로 사세를 키웠던 네이버가 커머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건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네이버 쇼핑은 커머스 뿐 아니라 타 부문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일례로 소비자가 네이버 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면 판매자는 네이버 측에 매출연동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매출연동 수수료는 커머스 부문에 포함되지만 결제 수수료는 핀테크 매출로 계상된다. 네이버 쇼핑이 커질수록 커머스 뿐 아니라 핀테크 부문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다.

◇직구 플랫폼에 판매자 '안 뺏긴다'…기술력 바탕 솔루션 제공

순항하던 네이버 쇼핑은 해외 플랫폼과의 경쟁에 직면해 곤혹을 겪고 있다. 내수시장 경쟁을 쿠팡과 양분화하며 안착하던 중이었다. 작년 1분기 기준 쿠팡의 온라인 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21.%, 네이버의 점유율은 20.3%였다. 쿠팡은 로켓배송 중심으로, 네이버는 소규모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고객군을 잡았다.

네이버 쇼핑을 위협하고 있는 건 중국 업체들이다. 국내 진출을 선언한 알리바바, 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이 네이버와 유사한 소규모 판매자 중심 이커머스 마켓을 공략 중이다. 유사한 판매자 형태로 인해 자연스럽게 소비 고객도 겹쳤다.

이들 중국계 플랫폼은 국내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해외직구 결제금액은 1조96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1% 증가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중국 직구가 1조656억원으로 전체 직구 금액의 과반이 넘었고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61.1%에 달했다.


소비자 경쟁에 더해 중국계 플랫폼은 판매자 대상 해외 직판루트인 '역직구'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소상공인을 타깃한 것인데 스마트스토어 소상공인 판매자가 많은 네이버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네이버의 대응 전략은 '판매자 친화 정책'이다. 기존에도 타 플랫폼보다 저렴한 수수료, 빠른 정산 등을 도입해 소상공인을 온라인 마켓으로 끌어온 바 있다. 앞으로는 네이버가 가진 데이터베이스(DB), 기술력 등을 판매자에게 적극 제공하는 방식으로 관련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커머스 솔루션 마켓'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쇼핑 판매자에게 통계, 마케팅 도구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판매자는 AI 매니저, 챗봇 등을 구매해 스토어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가 직접 개발한 기능은 무료 또는 1만원대 저가에 판매자에 제공한다. 메타(옛 페이스북) 계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네이버 쇼핑 광고 연동이 불가하던 문제도 제휴사의 솔루션을 통해 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규모 브랜드 사업자도 소비자 조사, 데이터 분석 등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디테일하고 세심한 서비를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유니크한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규모 브랜드, 개인 판매자 등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외부 자사몰처럼 운영할 수 있게 하면서 DB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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