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가 지난해 대규모 오피스 매각을 통해 2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2022년 업종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회계 정책을 변경해 둔 덕분에 매각 차익을 영업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 올해도 오피스 빌딩 두 곳을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확보한 현금으로 올해 적극적으로 신규 자산을 매입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지난해 매출 4797억원과 영업이익 19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96.1% 증가했다.
SK디앤디가 지난해 대규모 영업이익을 인식한 데는 과거 회계 정책을 변경한 점이 주효했다. SK디앤디는 2022년부터 리츠, REF 등 지분투자를 통한 부동산개발 수익과 비용을 '영업수익'과 '영업비용' 계정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 및 운영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본업으로 인한 수익 인식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였다. 2022년 이전까지는 지분 투자를 통한 매각 차익을 영업외수익으로 반영해야 했다.
지난해 보고부문별 매출 내역에 따르면 부동산개발/운영사업 중 지분법관련이익이 228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7.5%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이다. 분양수입이 574억원으로 12%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지분법이익 대부분은 타이거대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318호(타이거318호)에서 발생했다. 타이거318호는 SK디앤디가 지분 50%를 들고 있던 부동산펀드다. 해당 펀드를 통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오피스 빌딩을 보유 중이었다.
SK디앤디는 지난해 4월 현대차와 타이거318호 수익증권 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두 달 만에 거래를 마쳤다. SK디앤디가 지난해 타이거318호를 통해 인식한 지분법관련 이익은 2145억원에 달한다.
SK디앤디는 올해 명동N빌딩과 충무로 오피스 두 곳의 매각도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명동N빌딩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이다. SK디앤디가 자체사업으로 개발을 진행해 2022년 말 완공한 곳이다. 충무로 오피스는 SK디앤디가 부동산펀드를 통해 지분 94%를 들고 있는 곳이다. 두 오피스 모두 '손익유형3'에 해당해 인도시점에 매각총액을 영업수익으로 인식할 예정이다.
대규모 자산 매각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3372억원으로 전년 말(2768억원) 대비 21.8% 증가했다. 최근 5년을 놓고 봐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72억원 감소했으나 예금과 같은 단기금융상품이 684억원에서 1460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빠르게 현금성자산을 쌓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는 알짜 자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서울 핵심 지역의 자산을 매입해 오피스와 주거 자산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달 인적분할로 에너지 사업부문을 떼어낸 만큼 올해부터는 부동산 개발과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 매각과 매입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내달 에피소드 용산 오픈과 내년 에피소드 신촌2 준공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야놀자클라우드와 합작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V) 커넥트파이클라우드를 통해 주거 솔루션 개발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지난해 강남역 오피스 매각에 이어 올해 추가로 오피스 자산 매각을 준비 중"이라며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올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