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의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사이 엇박자가 발생했다. 영업실적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현금흐름은 반대로 뒷걸음질 쳤다. 핵심 캐시카우인 <미르의전설2> 관련 라이선스 계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부 게임사들과 라이선스 사용료(로열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채권이 쌓였고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미르의전설2> 현금흐름에도 영향 지난해 액토즈소프트의 연결 영업실적 성과는 빛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과 비교해 가시적으로 증가했다. 매출은 893억원으로 51.3%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424억원으로 81% 커졌다. 영업이익률은 39.6%에서 47.4%로 높아졌다. 순이익은 329억원으로 전년(25억원)보다 무려 10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현금흐름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 90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순이익이 좋아졌는데도 현금흐름은 오히려 나빠졌다. 전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입(+) 191억원이었다 액토즈소프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 상태로 돌아선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의 일이었다.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사이 엇박자의 배경에는 핵심 캐시카우 <미르의전설2>가 있다. 이 게임은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80만명을 돌파한 게임으로 여전히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수 지식재산권(IP)이다. 액토즈소프트는 공동 저작권자인 위메이드와 <미르의전설2> 저작권을 두고 20년 넘게 공방을 벌였다.
다행히 지난해 극적인 합의로 저작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양사는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었다.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전설2> 중국 사업 독점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위메이드에 매년 라이선스 로열티 명목으로 현금 1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대로 위메이드는 1000억원을 받는 대신 <미르의전설2> 중국 사업을 내려놓기로 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해 8월 합의안에 따라 위메이드에 로열티 1000억원을 지급했다. 액토즈소프트의 연매출을 상회하는 대규모 현금이 일거에 빠져나갔다. 액토즈소프트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로부터 단기차입금까지 일으켰다. 대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출이 발생한 핵심적인 이유로 지목된다.
◇올해부터는 현금흐름 정상화 전망 물론 액토즈소프트는 자신들이 챙긴 이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게임사 상대로 <미르의전설2>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위메이드는 계약에 따라 중국에서 동일한 사업을 할 수 없다. 액토즈소프트로서는 위메이드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중국 게임사로부터 충당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중국 게임사 '란샤정보기술'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위메이드에 로열티를 지급한 시점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액토즈소프트는 로열티로 1220억원으로 받기로 했다. 위메이드에 지급하는 로열티(1000억원)과 각종 세금을 제외하고 151억원만 매출로 인식했다.
문제는 란샤정보기술이 로열티를 분할 지급하면서 발생했다. 액토즈소프트는 1220억원을 네 차례에 걸쳐 분할 수령한다. 지난해 말 200억원을 받았다. 이달 410억원이 추가로 들어온다. 나머지 금액은 6월(305억원)과 9월(305억원)에 유입된다. 아직 1000억원 넘는 현금을 못받은 것이다. 현금 유·출입 시기가 어긋났다는 이야기다.
액토즈소프트는 회계적으로 위메이드에 이미 지급한 로열티와 중국 게임사로부터 받지 못한 로열티를 결합해 기타수취채권(미수금)으로 분류한 상태다. 실제로 액토즈소프트 기타수취채권은 지난해 2분기 별도 기준 9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메이드에 로열티를 지급한 3분기 1004억원으로 불어났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현금흐름이 다시 정상화 궤도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게임사로부터 로열티가 순차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기타수취채권은 감소하고 현금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토즈소프트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란샤정보기술은 액토즈소프트와 계열사 관계인 만큼 기타수취채권 미회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