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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워크아웃 개시까지 필요자금 6500억

최대 4개월 운전자본 등…채권단, 절반 이상 대주주로부터 마련 계획

고설봉 기자  2024-01-10 11:28:40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결정돼도 실제 기업개선계획이 실행되기까기 최대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기간 회사를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약 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채권단이 거듭 대주주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것도 이처럼 자금 사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10일 KDB산업은행은 시중은행 등 주요 채권자 실무진과 태영그룹 측 관계자 등을 소집했다. 오는 11일 예정된 채권자협의회를 앞두고 사전 주요 채권단과 태영그룹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위크아웃 개시를 결정할 핵심 사안은 오늘 협의된다.

정부와 금융 당국, 산업은행 등은 그동안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태영그룹 대주주 희생을 요구했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재를 출연해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라는 요구를 거듭하고 있다.

채권단은 태영그룹 대주주가 최소한 3000~4000억원 가량 자금을 출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오는 11일 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이 결정되더라도 개시까지 최대 4개월이 걸리는 만큼 그 동안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운전자본 등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채권단의 채권행사는 유예된다. 하지만 당장 회사가 정상화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채권단에서 신규 자금 투입과 부실 정리 등 기업개선작업이 본격화하는 데까지 최대 4개월이 필요하다.

채권단이 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결의해 75% 이상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워크아웃이 개시될 경우 채권행사 유예기간 1개월 부여된다. 이후 채권단은 자산 및 부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한다. 통상 이 과정이 3개월 가량 소요된다.

이후 2차 채권자협의회 결의를 진행하는데 워크아웃 개시 뒤 3개월 이내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하게 된다. 다만 시간과 여건, 상황 등을 고려해 1회에 한정해 1개월 연장 가능하다. 최대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회사를 운영하고 하도급업체 등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 등 운전자본 성격의 자금이다. 현재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6000~7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건설 직접 채무 외에 다양한 형태의 PF 자금이라던지 지급보증 등 간접 채무가 넓게 퍼져있는데 최대 20조원 규모”라며 “본격적인 워크아웃에 돌입하기 전 당장 필요한 자금만 650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우선 대주주의 사재출연 등을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급한 불을 꺼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인 대주주 경영책임을 최우선으로 묻겠다는 것이다. 부족한 자금은 채권단 내 주축이 되는 산업은행 주도로 추가 대출 등의 형태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4가지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 태영건설에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을 약속했다.

이 가운데 당장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과 에코비트 매각이 꼽힌다. 우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은 진통 끝에 태영건설에 모두 투입하기로 했다.

또 티와이홀딩스는 KKR과 에코비트 지분 100% 동반 매각에 합의했다. 몸값으로 2조원 안팎에 거론되는 만큼 예정대로 매각이 성사되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티와이홀딩스에 1조원 가량 현금이 유입된다. 다만 KKR이 인수한 티와이홀딩스 4000억원어치 사모채 조기 상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1조원 유동성을 태영건설에 모두 투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해 급한불을 끄면 그 이후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마중물은 채권단이 나서 지원한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되면 대출과 영구채 등 여러 형태로 태영건설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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