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글로벌 ESG 평가기관 등급이 A로 올라섰다. 2018년 오너 리스크로 최하위권을 기록했지만 5년 사이 세 계단이 상승해 올해는 중상위권에 안착했다. 국내외 평가기관의 시각차도 좁아졌다. 대한항공은 국내 ESG 평가기관에서는 4년 연속 상위권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이 저평가받았던 기업 지배구조 부문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종합 등급도 상향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보안과 제품의 품질·안전 부문에서도 높은 등급이 매겨졌다.
◇대한항공, MSCI 종합 A등급 달성 글로벌 평가기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이달 대한항공에 종합 A등급을 부여했다. A등급은 MSCI의 평가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대한항공은 MSCI의 글로벌 항공사 지수에 포함된 57개 기업 중 상위 45% 안에 포함됐다. AA등급이 상위 15%, A등급이 30%에 해당한다. 같은 그룹에서 최상위인 AAA등급과 최하위인 CCC등급을 받은 기업은 없다.
눈에 띄는 점은 대한항공의 등급 변화다. 올해까지 5년간 종합 등급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2018~2019년 B등급, 2020~2021년 B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A등급 직전인 BBB등급으로 올라섰다. B등급은 7개의 평가 등급 중 여섯 번째다. 5년 만에 하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발간한 2023 ESG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S&P글로벌도 2022년부터 대한항공을 ESG 관련 지수에 신규 편입시키는 등 좋은 평가를 내렸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다. 국내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0대 기업 중 평가지수 상위 30% 이내만 이 지수에 포함된다.
국내외 기관의 평가 차이도 크게 줄었다. 대한항공은 MSCI와 한국ESG기준원의 평가가 엇갈려왔던 기업 중 하나다. 한국ESG기준원은 2018년 대한항공의 사회(S) 부문 등급을 B+에서 C로 하향조정하는 등 등급을 낮췄지만 2020년부터는 4년 연속 A등급을 매겼다. MSCI가 BB~BBB 등급을 매기던 기간이다.
◇기업 지배구조 집중 개선 효과…하위권→리더급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등급 상승의 키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에 2018년 B등급이 책정된 데에는 오너 리스크 영향이 컸다. 당시 오너일가의 '갑질 사태'가 조명되면서 MSCI가 'MSCI 코리아 ESG 유니버설' 지수에서 대한항공을 제외한 바 있다.
리스크가 명확했던 만큼 대한항공은 기업 지배구조 부문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목표로 2020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구축했다. 2022년을 기준으로 기업 지배구조 모범규준 중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모든 항목을 준수하고 있다.
MSCI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대한항공의 지배구조 등급을 하위권에서 평균으로, 평균에서 상위권(Leader)으로 높였다.
개인정보 보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SG 리더에 속했다. 정보보안 부서를 확대 개편하는 한편 국내외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았다. 전자도큐먼트시스템(e-DOC)을 도입해 탑승객이 작성해야 하는 문서를 전면 디지털화한 점도 고평가 요소 중 하나로 보인다.
제품의 품질·안전 등급도 상위권이었다. 대한항공은 2023 ESG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22개년 무사망 사고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산하 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네 단계의 안전회의체를 구축하고 회의체마다 수시·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비행자료 분석 솔루션과 안전 인증 프로그램 등으로 항공기 안전을 개선시키고 있다고 대한항공은 밝혔다.
노무 관리는 개선해야 할 항목으로 꼽혔다. 기업윤리와 관련된 기업행동과 환경 부문의 탄소 배출은 항공 기업 중 평균에 속했다. 탄소 배출은 지난해 하위권 평가를 받았지만 한 해 만에 평균 등급에 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