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이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가운데 남몰래 웃는 기업이 있다. 5년 전 디앤디파마텍에 투자해 회사 지분을 확보한 동구바이오제약이다.
본사업인 전문의약품 분야 외 꾸준한 투자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본사에선 전략적투자(SI) 차원 바이오텍 지분투자,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에선 수익 목적 재무적투자(FI)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 '3수' 끝 예심 문턱 넘은 디앤디파마텍, 주요 투자자 '동구바이오제약' 주목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도전에 이어 세 번 만에 얻은 결과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코스닥 입성이 가시화되며 초기 단계 투자자 명단도 눈길을 끈다. 상장 후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캐피털게인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디앤디파마텍은 △2018년 시리즈A 190억원 △2019년 시리즈B 1410억원 △2020년 프리IPO 590억원으로 총 21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눈에 띄는 건 투자전문기관 중 유일한 상장 제약사인 동구바이오제약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8년 3월 디앤디파마텍에 31억원을 투자해 30만5360주를 획득했다. 2023년 3분기 기준 3.5% 지분을 보유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비뇨기과 처방 전문의약품에서 강점을 지닌 회사다. 피부과 분야에서는 동종업계 국내 1위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50억원과 170억원이다. 2023년 3분기 기준 매출액도 1536억원, 영업이익 97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냈다.
다만 전문의약품 내 전문성은 강점임과 동시에 성장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향남 공장 생산시설을 증설해 CDMO사업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유통망을 늘리는 등 사업 다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
특히 힘을 쏟은 분야는 '투자'다. 본사에선 간접 투자 형태로 비상장 바이오텍에 지분 투자해 성과를 냈다. 2020년 상장한 뷰노, 지놈앤컴퍼니는 모두 상장 전 투자해 코스닥 입성을 마친 기업이다.
디앤디파마텍 투자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파악된다. 디앤디파마텍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NLY01을 중심으로 신약을 개발해왔다. 최근엔 당뇨·비만 경구형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멧세라에 GLP-1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직접 투자보다 간접 투자를 통해 R&D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헷징하는 차원"이라며 "관심 있는 사업을 보유한 바이오벤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 설립, 역할 분리한 투자 이원화 전략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와 이원화 전략도 눈길을 끈다.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4월 동구바이오제약이 자본금 150억원 규모로 100% 출자한 투자 전문 자회사다. 투자조합을 결성해 바이오텍 외에도 성장성 높은 중소·중견·벤처기업에 투자한다.
모회사의 바이오텍 지분 투자와는 역할을 달리한다. 동구바이오제약이 SI(전략적투자자)라면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는 FI(재무적투자자)에 가깝다. 전략적 투자는 기존 사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투자를 이용하는 전략이다. 재무적 투자는 투자 후 차익과 함께 목표 수익률 달성과 엑시트를 목표로 한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CDMO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분투자한 바이오텍의 치료제와 기존 사업을 연결짓는 협력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투자금 회수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