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케이에스피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배정받은 유상증자 신주 물량에 대해 100% 청약을 약속했다. 지분율에 따라 대주주 측은 모집 예정 금액 105억8000만원 중 약 62억원 규모의 물량을 직접 책임진다. 통상 최대주주의 청약률은 흥행과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이번 행보가 눈길을 끈다.
여기에 실권주를 미발행하고 증자 규모도 보수적으로 책정한 영향에 공시 후 주가 흐름의 변동성도 크지 않은 편이다. 증자 목적이 수주 증가에 따른 생산 능력 확장이고, 대주주가 공모에 나서며 흥행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다른 주주들의 호응으로 이어질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케이에스피는 105억8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제3자 배정 방식과 달리 안정적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공모 흥행이 필요하다.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 기업들은 공시 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 하락에 따라 확정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조달 규모가 줄어든 기업이 대다수다.
하지만 케이에스피는 공시 후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지는 않았다. 최근 5영업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일단 유증 공시 이슈가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22일 공시 후 26일 오전에는 주가가 잠시 상승세를 그리기도 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채무 상환이나 운영자금 비축 등이 아닌 사업 확장을 위한 시설 투자의 목적이기 때문으로 해석이 된다.
청약 흥행을 책임지는 대주주 측이 일찍부터 100% 청약 참여를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이 된다. 9월 말 기준 케이에스피의 대주주는 54.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강공업이다. 전장열 금강공업 회장이 2.76%, 계열사인 고려산업이 0.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총 58.46%다.
1991년 설립된 케이에스피는 1994년부터 현재의 주력인 선박용 엔진밸브사업을 시작해 성장을 지속하다 2012년을 기점으로 조선업 업황 둔화가 지속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자금난을 겪던 케이에스피는 2016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2018년 금강공업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이후 2019년 3월 기업회생절차가 종결됐다.
1979년 설립된 금강공업은 배관·구조용 강관 제조 및 판매, 폼웍 시스템(Formwork System) 등 건설용 가설 기자재 전문기업이다. 금강공업그룹은 유가증권 상장사 금강공업을 정점으로 고려산업(유가증권)과 케이에스피(코스닥) 등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구주주들은 이번 유상 증자에서 1주당 0.1108942481주의 비율로 신주인수권증서를 교부 받는다. 금강공업은 220만2045주가 배정받게 되는데 100%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다. 금강공업 오너인 전장열 회장과 계열사인 고려산업도 청약에 참여한다는 것이 케이에스피 측의 설명이다.
전 회장과 고려산업에 배정되는 주식 수는 각각 11만894주, 3만3268주로 계산된다. 100%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최대주주 측이 이번 유상증자에서 책임지는 물량은 62억원 규모다. 유상 증자 후 지분율은 58.47%로 현 수준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번에 조달 받은 자금으로 케이에스피는 제3공장 증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케이에스피는 현재 고객사의 선박 발주 증가에 따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현재 제1·2공장을 통해 생산을 하며 현재 납기가 대응 가능한 수준이지만 배기밸브 컴플리트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공장 증축을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 기준으로 3공장의 가동률은 약 88% 수준이지만 수주가 증가하면서 사실상 100%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3공장에서 조립을 진행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라인 추가 설치가 필요해 증축을 해야한다. 이번 증자 금액의 경우 토지와 건물 매입비만 포함한 건이다.
공장 1개동은 내년 2월, 나머지 1개동은 내년 4월 준공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증축이 완료되면 제조 시설 규모가 현재 대비 140% 이상 증가한다. 건물과 토지 매입 비용 외 설비 투자금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자체 자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수주 잔고를 통해 현재 케이에스피의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9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579억2400만원이다. 전기 말 수주 잔고는 493억원 수준인데, 3분기에 565억4100만원을 수주하고 479억1700만원의 부품을 납품을 하고 남은 금액이다.
케이에스피 관계자는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생산 능력이 한정되다보니 증축이 필요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건이다”며 “유통 주식이 늘어나면 일반 주주들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증자 규모를 보수적으로 정한 것으로, 시설 투자를 통해 실적을 키우는 것으로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