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을 향한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들의 등급 및 점수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촘촘한 ESG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 평가 대상 전 영역에서 개선 성과를 도출한 점을 평가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ESG 평가업계의 선도기관으로 꼽히는 2곳이 올해 삼성중공업의 ESG 등급을 높였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앞서 11월 2023년도 정기 ESG 등급 공표를 통해 B+에서 A로, 10월에는 서스틴베스트가 상반기 BB에서 하반기 A로 각각 한 단계씩 상향했다.
글로벌 차원의 신뢰도를 보유한 해외 기관들도 올해 삼성중공업 ESG 평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가 CCC에서 B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8월 D+에서 C-로 각각 1등급씩 상향했다.
기업의 ESG 위험도를 평가하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는 11월 삼성중공업의 위험도를 기존 고위험(High Risk)에서 중위험(Medium Risk)으로 낮춰 평가를 개선했다.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의 경우 아직 등급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점수를 지난해 55점에서 올해 59점으로 높였다.
삼성중공업 측에서는 ESG 거버넌스를 토대로 ESG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노력들을 국내외 평가기관들이 성과로 인정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분과별 실무협의체인 ESG실무협의체에서 경영진의 ESG 회의체인 ESG경영협의체를 거쳐 ESG위원회에 이르는 ESG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ESG위원회 산하 자문기구인 ESG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종철 한국지속경영연구원 원장,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등 외부 전문가 3명이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여기에 사내 ESG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ESG사무국도 설치해 ESG 추진체계에 세밀함을 더했다.
이처럼 촘촘한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삼성중공업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의 모든 영역에서 유의미한 개선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각종 데이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환경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성과가 두드러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사업장 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산화탄소 환산톤수(tCo2eq) 기준 36만4085톤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0%를 저감했다. 밸류체인 전체 배출량은 2021년 5307만톤에서 지난해 3536만톤으로 33.4%를 감축했는데 이는 친환경 선박의 건조 및 인도가 늘어난 영향이다.
사회 분야에서는 재해 사망자 수가 직영과 사내협력사를 통틀어 지난해부터 0명을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의 사망자는 직영 기준 2020년 1명, 사내협력사 기준 2021년 1명이 마지막이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이사진의 역량을 시각화하는 BSM(Board Skill Matrix)을 공개했으며 역량 평가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평가제도와 보수 산정의 연계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의 ESG 역량이 아직 세계적으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KCGS의 A등급은 S에서 D에 이르는 7단계 중 3번째이며 S등급 기업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2번째로 높다. 반면 MSCI의 B는 AAA에서 CCC에 이르는 7단계 중 6번째에 불과하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ESG와 관련한 각종 글로벌 협의체 가입을 확대해 세계 기준과 발맞추기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협약 UNGC(유엔글로벌컴팩트)에 가입했고 향후 RE100(신재생에너지 100% 도입 이니셔티브)과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등 환경 협의체에도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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