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세경하이테크는 코스닥 상장사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기능성 소재 전문 기업입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광학 필름이 주력 제품군으로 꼽힙니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세경하이테크의 핵심 고객사로 꼽힙니다.
세경하이테크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 운용사 이상파트너스-자비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하 이상파트너스 컨소)에 인수됐습니다. 24일 현재 주가는 1만7000~8000원선을 오가고 있습니다. 전일인 23일 종가는 1만7820원입니다. 이는 52주 최고가에 육박한 수준입니다. 52주 최고가는 2만400원, 최저가는 1만원입니다.
올 들어 세경하이테크 주가는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습니다. 상반기부터 이어오던 상승 흐름은 2만원대 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 들어 하향세로 전환됐습니다. 지난달에는 1만원선까지 내려갔습니다. 이렇다 할 악재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Industry & Event
대주주인 이상파트너스 컨소는 칼을 빼들었습니다. 지난 15일 무상증자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3285만2862주 무상증자를 결의했습니다. 현재 발행주식수는 우선주를 포함해 총 1642만6431주입니다. 증자 후에는 주식 수가 4927만9293주로 늘어나게 됩니다. 신주 상장은 다음 달 12월 20일로 예정됐습니다.
이상파트너스 컨소의 주주친화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분기배당을 시작하며 주주친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터였습니다. 무상증자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무상증자 발표 전날인 14일 종가는 1만3880원이었지만 15일에는 1만5050원으로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1만8000원대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세경하이테크 주가는 10월 저점을 기점으로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1만8000원 선을 돌파하면서 지난달 저점 기준 한 달도 채 안돼 80% 정도의 주가 상승이 있었습니다. 무상증자 소식은 주가 상승에 날개를 달아준 셈입니다. 올해 세경하이테크 주가가 호조세일 때 도달했던 가격대입니다.
현 주가는 이상파트너스 컨소의 인수 평단가에 다다른 수준으로 풀이됩니다. 앞으로의 주가 행보가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재무적투자자(FI)인 이상파트너스 컨소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는 확실합니다. 향후 엑시트를 위해서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확대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세경하이테크가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Market View
주가만 좋아진 것이 아닙니다. 세경하이테크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1~3분기까지 매출 2257억원, 영업이익 2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방산업이 주춤했지만 제품 다변화와 원가절감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세경하이테크의 이익률 개선세를 긍정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14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세경하이테크 목표주가는 2만10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고객사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비용 절감으로 이익률을 대폭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폴더블 디바이스 확대를 투자 포인트로 짚었습니다. 당시 1만2000원대였던 주가에 대해선 과도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이상파트너스 컨소 역시 세경하이테크의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최근 롤러코스터 주가 흐름에 종목토론 게시판 등을 통해 표출되는 주주 여론에도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관측됩니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지난달 주가 급락에는 일반 주주 못지 않게 속을 태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벨은 향후 기업가치 제고 대책을 듣기 위해 컨소 측에 접촉했습니다. 주가가 다시 호조세로 회복된 덕분인지 컨소 관계자 목소리는 한결 밝았습니다. 신사업 확장과 기술력 강화를 통해 기업 펀더멘탈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더불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앞으로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컨소 고위 관계자는 “회사의 인수 여력이 충분한 만큼 신사업 확장을 위한 관련 기업 인수를 지속 검토할 것”이라며 “자회사 세스맷의 2차전지 단열소재 사업 역시 가시적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고, 최근 세경하이테크 R&D 인력을 확대하며 기존 사업에 대한 기술 경쟁력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