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위니아 지분 약 10%를 매수했다. 위니아의 최대주주이자 모기업인 대유에이텍이 보유하던 지분의 일부다. 대유에이텍이 위니아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상환에 박 회장이 직접 나선 셈이다.
다만 박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위니아 회복에 대한 그의 의지를 엿볼수 있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가전 시장 침체로 위니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지분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가 부양을 위해 꾸준히 지분을 매수해온 가운데 이번에도 책임경영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빛 바랜 박 회장의 주가부양 노력, 이번에는 달라질까 대유에이텍은 지난 15일 장외매도 방식을 통해 보통주 886만6994주를 매도했다. 이로써 대유에이텍의 위니아 지분율은 종전 64.79%에서 40.14%로 낮아졌다. 하지만 매도한 지분 모두 특수관계인에게 돌아가면서 지분 보유자에만 변화가 생겼을 뿐 대유에이텍과 특수관계인의 전체 지분율은 그대로다.
이번에 지분을 매수한 특수관계인은 박영우 회장
(사진)과 대유위니아그룹의 지주사격인 ㈜동강홀딩스다. 박 회장과 ㈜동강홀딩스는 344만8275주, 541만8719주 씩을 취득했다. 보통주 1주당 단가가 1015원인 점을 감안하면 각각 35억원, 55억원 수준이다. 대유에이텍의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특별관계자 간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이뤄졌다고 위니아측은 밝혔다.
이로써 박 회장이 보유한 위니아 지분율은 3.08%에서 12.67%로 급증했다. 보유 주식수도 110만8456주에서 455만6731주로 증가했다. ㈜동강홀딩스는 이번 처음으로 위니아 지분을 취득해 지분율 15.07%를 나타냈다. 위니아 지분을 보유한 대유에이텍의 특수관계인은 박 회장과 차녀인 박은진 대유에이텍 상무, 대유에이피에서 ㈜동강홀딩스까지 4곳으로 늘어났다.
박 회장은 그동안 수 십 차례에 걸쳐 위니아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016년 상장 당시 33만5855주를 취득한 후 25번에 걸쳐 지분을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약 54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현재 시총이 약 3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8%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외에 한 차례의 무상증자에 참여했다.
위니아에 대한 박 회장의 책임경영은 주식 매수 과정에서 잘 나타나 있다. 기록을 보면 모두 공모가(6800원)을 하회하는 가격에 매수했다. 일각에서는 저가 매수로 볼 수 있겠지만 주가가 시원찮을때면 박 회장은 지분을 매입해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위니아 지분을 매도하지 않고 모두 보유중이다.
◇박 회장 사재 출연에 자구책까지, 희망의 불씨 이어간다 박 회장은 과거 동부그룹으로부터 위니아전자를 인수하던 2018년에도 일부 사재를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현재 위니아전자의 경영 악화를 감안해 무보수 경영을 결정했다. 여기에 개인 재산을 담보로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며 부활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위니아전자와 함께 위니아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며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반기말 기준 위니아가 1년 이내에 상환해야할 사모채는 441억원 규모다. 하반기 김장철을 맞아 김치냉장고 판매량 증가로 실적을 다소 회복한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조달이 불가피하다.
박 회장은 위니아의 경우 대규모 차입으로 재무부담을 키우는 것 보다 자구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올들어 채권 발행을 통한 조달은 지난 5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140억원이 전부다. 당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2년물, 표면이율 6.617%에 발행했다.
자구책으로 1000억원을 확보하며 희망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회사 위니아에이드 주식 161만305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100억원을 확보했다. 교환사채는 자산과 함께 부채도 줄어드는 효과를 불러온다는 특징이 있다.
이어서 3월에는 위니아에이드 주식을 활용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위니아가 보유한 위니아에이드 주식 647만9596주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97만5600주를 매도해 60억원을 조달했다. 앞서 지난 1월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에 소유한 토지와 건물을 위니아에이드에 양도해 842억원을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