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유진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장(상무)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부임 직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단기자금 시장 경색에 대응하는 중책을 맡았다. 당시 발 빠른 대응으로 단기차입 선택지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조달 전략의 변화가 생겼다. 중소형 하우스의 과제로 여겨지는 단기차입을 줄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국공채,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차입 한도 3000억 '증액'…금융기관 차입 여력 '확보'
유진투자증권은 그간 적극적으로 단기차입 한도를 늘려왔다. 지난해 11월 유진투자증권은 한도를 총 3000억원을 증액해 1조55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증액분은 금융기관 차입 한도로 확인됐다.
증액 전까지는 금융기관 차입 한도가 전무했다. 사실상 자금조달 선택지를 늘리기 위한 증액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정으로 단기차입 한도는 기업어음(CP) 8000억원, 금융기관차입금 3000억원, 전자단기사채를 비롯한 기타차입금 45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유진투자증권은 2014년 이후 단기차입 한도를 조정하지 않다가 2020년부터 다시금 차입 여력을 확보했다. 2020년 1조1500억원, 2021년 1조2500억원으로 연이어 증액했다.
단기차입 한도 조정의 배경으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를 비롯한 리스크가 꼽힌다. 유진투자증권은 PF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온 하우스 중 한 곳이다. 2019년 말 4861억원이던 PF우발부채는 2022년 말 6384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2월 CFO로 부임한 이상식 본부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부임 8개월차인 10월 레고랜드 PF-ABCP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이 본부장은 발 빠르게 유동성 확보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적으로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려 금융기관 차입 여력을 늘렸다.
◇단기차입 비중 축소 과제…1분기 CP+STB 미상환액↓
이 본부장은 유진투자증권의 전신인 서울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채권 운용, PI(고유자금) 투자, 인사, 총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만큼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유진투자증권의 목표는 단기차입 비중 축소로 풀이된다. 중소형 하우스의 과제로 여겨지는 단기차입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차입금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이미 1분기 단기금융시장 미상환잔액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유진투자증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STB) 미상환 잔액은 각각 490억원, 2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5960억원)와 비교하면 약 52%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도 유진투자증권의 조달전략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본 평정에서 유동성 위험이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봤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만기구조 장기화와 조달원 다변화 계획을 밝힌 만큼 변화 추이를 집중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간 유진투자증권이 단기자금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국공채 등을 적극 활용해 만기 구조를 관리하고 있다"며 "기업어음 등 단기 차입비중을 줄이고 조달방안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해당 부분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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