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현금흐름이 1년 전과 비교해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자체는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 모두 순유입(+) 기조가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의 현금곳간은 다시 풍족해지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1년 전과 비교해 148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크래프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입 14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91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1480.1% 개선된 수치다. 기업의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주목할 부분은 실적은 엇비슷했다는 점이다. 1분기 매출은 5386억원, 순이익은 2672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는 매출 5229억원, 순이익 2452억원이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율 자체는 매출 3.0%, 순이익 8.9%에 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증가율(1480.1%)과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우선 외상판매대금인 매출채권 증가세가 꺾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매출채권 규모가 직전분기대비 1617억원(33.5%) 늘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125억원(21.4%) 증가에 그쳤다. 매출채권이 늘어나면 표면적으로 실적은 커지지만, 실질적인 현금 유입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회계상 비용' 주식보상비용 영향
여기에 주식보상비용도 현금창출력 차이를 유발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식보상비용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구조적으로 주가가 내리면 감소하고, 주가가 오르면 증가하는 회계상 비용이다. 다만 회계처리 과정에서 판관비로 분류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분기에는 크래프톤 주가가 직전분기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식보상비용이 대폭 감소했고, 자연스럽게 영업비용이 줄면서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회계상 비용인 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주식보상비용 감소에 따른 순이익 증가분을 덜어냈다.
다만 올해 1분기는 직전분기대비 주가가 상승해 주식보상비용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이 늘어났고, 순이익 악화를 유발했다. 다만 마찬가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주식보상비용 증가에 따른 순이익 감소분을 메우면서, 1년 전과 다른 현금창출력을 선보이게 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도 플러스로…현금성자산 다시 증가세
영업활동현금흐름뿐 아니라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순유출(-) 1조631억원이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순유입이라는 것은 기업이 유·무형자산 취득보다 처분에 주력했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투자를 회수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올해 1분기에는 금융자산 규모가 줄었다. 특히 유동성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규모가 2조2356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2149억원(8.7%) 감소했다. 유동성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지난해 1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모두 순유입 기조를 보이면서 현금성자산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크래프톤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지난해 기점으로 크게 줄었다. 2021년 말까진 3조193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6746억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9803억원까지 다시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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