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티씨케이(TCK)가 반도체 업황 호조와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을 2400억원 이상으로 쌓는 데 성공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현공장 증축(343억원)과 신공장 부지매입(257억원)에 합산 약 600억원 투자를 선언하는 데 두둑한 곳간이 바탕이 됐다.
◇현공장 증축 343억·신공장 증설 257억…전액 자기자본 투자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티씨케이는 제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현재 가동 중인 공장 증축과 신규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확보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4월부터 현공장(안성시 미양면) 증축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기간은 내년 7월까지로 투자금액은 총액 343억원이다.
현공장은 토지면적 3만2256㎡ 규모로 SiC Ring 등 반도체 공정부품(CVD SiC Components)과 반도체·태양광용 고순도 흑연제품(Graphite Components)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공장 증축은 특히 반도체 공정부품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신공장(안성시 양성면·안성테크노밸리) 부지면적은 4만5295㎡로 현공장의 1.4배다. 투자기간은 지난해 5월부터 내년 6월까지로 투자금액은 공장신설을 위한 부지확보에만 257억원을 책정했다. 신공장의 경우 반도체 공정부품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되 현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에너지 소재 등 신사업에 대한 생산능력 확보도 진행할 예정이다.
티씨케이는 1996년 9월 일본 도카이카본(TOKAI CARBON)과 국내 케이씨, 슝크카본테크놀로지의 합작계약으로 설립됐다. 지난해말 기준 도카이카본이 지분율 47.4%로 최대주주에 올라있으며 2대 주주는 11.2%를 보유한 케이씨다. 티씨케이는 모회사 도카이카본으로부터 원재료인 고순도 흑연(Graphite) 전량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내고있다.
◇무차입경영 지속…우수한 현금흐름에 보유현금 점증
티씨케이는 현공장 증축과 신공장 증설에 전액 내부유보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티씨케이가 애초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회사는 가능한 차입금을 발생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경영을 하고 있다"고 명시할 정도다.
지난해말 티씨케이의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4억원 정도인데 전액이 리스부채(유동·비유동 포함)다.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이나 회사채 미상환잔액이 없으며 은행권 차입도 일으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비용도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무차입경영은 부채총계 상승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도 됐다. 최근 수년간 부채총계가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지난해말 637억원에 머물고있다. 자본총계도 꾸준히 늘었다. 자본총계는 지난해말 4169억원으로 부채총계를 큰폭으로 웃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이 15.3%에 불과하다.
자본총계의 꾸준한 확대에는 우수한 현금흐름이 바탕이 됐다. 티씨케이는 2003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IPO)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해왔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이 기간 흑자를 이어왔다.
특히 티씨케이가 생산능력 확대를 공언한 데는 2020년부터 EBITDA가 예년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하면서 현금성자산을 두둑이 확보해둔 영향이 컸다. 티씨케이는 2020년 909억원, 2021년 1160억원, 지난해 1411억원의 EBITDA를 달성하면서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이 2487억원에 이르렀다.
티씨케이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데는 업황 호조에 따른 매출액 증가 외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이 한몫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35.2%, 2021년 38.2%, 지난해 39.8%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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