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급' 실적을 쓰면서 재무 건전성 등 각종 재무 지표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280%를 웃돌지만 최근 치른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잭팟'을 터트리는 등 시장의 우려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 대신 눈여겨봐야 하는 지표들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2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385.1% 늘어났다고 밝혔다. 직전 최대 영업이익을 세웠던 전 분기와 비교해도 28% 늘었다. 매출액은 1조92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2% 확대됐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965.5% 성장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이 24% 줄었다.
역대급 실적을 쓴 배경은 방산 사업 덕분이다. 방산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107% 증가한 17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247% 높아져 84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방산 수출액이 방산 매출액의 56%를 넘어선 4749억원이다. 방산 수출액이 내수 매출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방산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1.0%다. 폴란드 수출이 좋았고 한화방산 합병으로 실적이 합쳐진 영향도 받았다. K9 자주포와 고성능유도미사일 체계인 천무 등이 폴란드로 수출됐다. 방산과 항공우주, 한화비전, 한화시스템 등의 성과를 취합한 총 영업이익률은 11.9%다. 지난해 1분기에는 4.0%로 7.8%포인트(P)가 늘었다.
덕분에 재무건전성도 일부 개선됐다. 1분기 기준 부채가 11조5206억원, 자본이 4만331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65.95%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 286.30%보다 20.35%p 낮아졌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이하여야 양호하다고 평가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준을 훌쩍 넘는다. 단순히 부채 비율로만 평가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안전지대를 벗어난 셈이다. 다만 방산업의 산업적 특성을 보면 부채 비율로만 기업 건전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산업체들은 납품 계약을 맺고 미리 받는 금액인 선수금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해 기본적으로 부채비율이 높다. 폴란드 등에서 대규모 수주 계약을 맺으면 부채비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우주항공 기업의 특성과도 연관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구개발비용 비중은 9%를 웃돈다.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2020년 8.7%, 2021년 9.1%, 2022년 9.0%를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9%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사용하는 시총 상위권 그룹을 기준으로 바이오와 IT 관련 기업 정도다.
이렇게 R&D 비용 비중이 높은 기업은 개발비 자산화율을 눈여겨 봐야 한다. 개발비 자산화율은 총 연구개발비용 중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자금의 비중이다. 쉽게 말해 연구개발의 결과가 상용화가 가능해졌을 경우에는 연구비용을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연구 성공률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보고서에서 개발비 자산화율을 별도 고지하지 않아 무형자산 취득액 중 기타무형자산을 제외한 항목(개발비, 영업권, 산업재산권, 국제공동사업권, 기술사용권, 소프트웨어)의 취득액과 총 연구개발비용을 활용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7.37%를 기록했다. 2021년 같은 기준으로 5.76%, 2020년 6.13%다. 최근 3년 사이 2022년의 개발비 자산화율이 가장 높았다. 1분기에도 방산과 우주산업 부문의 상용화 비전을 공개한 만큼 올해 개발비 자산화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으로도 주안점은 재무건전성 지표보다는 미래 투자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우주 산업 부문에서 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누리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누리호) 발사체 일정으로 올해 5월 3차 발사, 2025년 4차 발사, 2026년 5차와 2027년 6차 발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