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기존 성장공식을 뒤엎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반짝 실적은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확실한 성장동력이었던 확률형 아이템은 규제의 올가미에 얽히고 있다. 게임사마다 불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채롭다. 튼튼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버티기'에 돌입하는 곳부터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정면돌파'하는 곳도 있다. 불황을 예견하지 못한 게임사엔 구조조정 찬바람이 가시지 않고 있다. 호황기를 기다리는 국내 주요 게임사의 불황 극복 전략을 살펴본다.
데브시스터즈의 불황기 극복 전략은 지식재산권(IP)에 방점이 찍혀 있다. 기본적으로는 핵심 캐시카우인 '쿠키런'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최근 게임 시장에 대한 문호를 열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IP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신작을 필두로 쿠키런 위주 매출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한 IP를 단순히 게임에 접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非)게임 분야에서의 활용 방안도 끊임없이 구상하고 있다.
◇'캐시카우' 쿠키런 IP 최대한으로 활용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현재 대표작 '쿠키런:킹덤'의 연내 중국 출시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쿠키런:킹덤은 지난달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받아 중국 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미 중국 현지 게임사인 창유 및 텐센트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까지 맺었다.
쿠키런은 데브시스터즈의 핵심 IP다. 특히 쿠키런 IP 기반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쿠키런:킹덤은 2021년 1월 출시 이래 데브시스터즈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 매출액은 (연결 기준) 2020년 705억원에 그쳤지만, 쿠키런:킹덤 출시 이후인 2021년에는 3693억원으로 1년 사이 424% 껑충 뛰었다.
데브시스터즈는 확실한 캐시카우인 쿠키런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쿠키런 IP 기반으로 출시된 게임만 10종에 달한다. 여기에 4종의 쿠키런 IP 기반 신작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2분기 중으로 신작 '쿠키런:오븐스매시'을 선보일 예정이다. 쿠키런 IP 기반 게임 중에서 첫 PC·콘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쿠키런 IP를 단순히 게임에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쿠키런 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피규어와 인형부터 자석, 머그컵, 열쇠고리 등이다. 최근에는 서울디자인재단과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했다. 내달 동대문디지털프라자(DDP)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쿠키런:킹덤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새로운 IP 발굴 분주…경영 효율화 작업도 '주목'
최근에는 쿠키런 위주 매출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쿠키런 IP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 이상인 상황이다. 더욱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IP 확보에 분주한 상황이다. 쿠키런 IP를 활용하지 않은 신작(데드사이드클럽, 브릭시티, 프로젝트B)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데브시스터즈가 취급하는 게임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은 쿠키런 기반의 아기자기한 캐주얼 장르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신작을 필두로 △사이드스크롤 온라인 슈팅(데드사이드클럽) △샌드박스(브릭시티) △3D 멀티플레이 액션(프로젝트B) △TCG(쿠키런:브레이버스) 등에 도전한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경영 효율화 작업에 주력해 왔다는 점도 주목할 요인이다. 2021년에는 오름랩스와 루비큐브를 매각했다. 젤리팝게임즈와 메이커스게임즈, 데브시스터즈마스는 통합했다. 지난해엔 데브시스터즈데코플레이를 매각했고, 쿠키런키즈는 마이쿠키런에 흡수됐다. 올해에는 마이쿠키런 역시 정리작업 대상에 올랐다.
수익성 안정화는 데브시스터즈의 오랜 숙제이기도 하다. 데브시스터즈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7년 연속 영업손실(연결 기준)을 냈다. 2021년 쿠키런:킹덤 흥행 효과로 흑자 전환했지만,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손실률은 9.28%였다. 기업의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순유출(-) 136억원이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