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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앤컴퍼니, 조달 훈풍에 쌓이는 유동성

343억 CPS 발행 후 7개월 만에 CB 추가…시장 분위기 반영 풋옵션 설정

임정요 기자  2023-04-07 08:51:18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지놈앤컴퍼니가 7개월만에 추가 조달에 나섰다. 작년 9월 전환우선주(CPS) 발행으로 343억원을 마련한지 채 일년이 되지 않아 전환사채(CB) 발행으로 230억원을 확보했다. 이제껏 유상증자로 외부조달하던 지놈앤컴퍼니의 첫 사채 발행으로 의미를 갖는다.

지놈앤컴퍼니는 5일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23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CB는 작년 CPS에 이은 브릿지펀딩으로 금리 인상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초 목표했던 500억원대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작년 343억 CPS 발행…연말 335억 현금 보유

지놈앤컴퍼니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애초에 500억원대의 펀딩을 목표로 했다. 다만 각 투자사의 상황 등을 고려해 작년 CPS 조달은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343억원으로 끝났다.

지놈앤컴퍼니는 2020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800억원을 공모조달했다. 이후 2년만에 CPS 발행을 통한 첫 외부조달에 나선 것이었다.

당시 CPS 발행가는 1만8350원으로 기준주가인 2만355원보다 약 10% 할인을 적용했다.

보통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들이 상장사인 지놈앤컴퍼니 우선주에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인터베스트, SV인베스트먼트, NH투자증권, 중소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BTC인베스트먼트, 세마공공기술사업화투자조합,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지놈앤컴퍼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달한 343억원 중 25억원(7%) 가량밖에 쓰지 않은 상태다. 작년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335억원이었다. 이번 CB 조달액까지 합하면 지놈앤컴퍼니에는 현재 5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상황 고려해 풋옵션 조항 있는 CB 발행

이번 CB 발행은 작년 CPS에 이은 브릿지 형식으로 진행됐다. CB 전환가는 2만960원으로 4일 종가 기준 12%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납입일은 7일이고 전환은 내년 4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정부지원책 등 시장 호조에 주가상승을 기대해봄직 하다는 분위기다. 다만 CPS와 달리 풋옵션(상환권)을 걸 수 있는 CB를 선택해 안전장치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CPS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CB로 발행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CB는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이 어려울 경우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놈앤컴퍼니 CB에는 한국투자증권, 산은캐피탈, 포르투나투자, NH투자증권, 인피니티투자자문,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시너지IB투자, IBK캐피탈 등이 투자했다. 대부분 운용사, 증권사들이 고유계정을 이용해 참여했다.

이들은 2025년부터 연 복리 3% 이율로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또는 지놈앤컴퍼니 측에서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최대 46억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GEN-001, GENA-104 비용 선제 마련…"본사 R&D에만 쓴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펀딩을 통해 마련한 자금 포함 현재 보유자금으로 2025년 초까지 무리없이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사이오토 등 자회사에는 이번 조달금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본사 연구개발에만 쓸 예정이며 GEN-001과 GENA-104 파이프라인이 주력이다"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올해 GEN-001의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와 GENA-104의 임상 진입이 예정되어 있다.

GEN-001은 면역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독일 머크의 PD-L1 항암제 바벤시오와 병용해 국내 위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내 중간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동일 파이프라인으로 올 하반기부터 MSD 키트루다와 병용한 담도암 임상 2상에 돌입한다. GEN-001의 국내, 중국, 일본(동아시아 권역) 권리는 LG화학에 2019년 기술이전했다.

신규타겟 면역항암제 GENA-104는 상반기 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3년 연속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해온 파이프라인이다. 지놈앤컴퍼니는 GENA-104로 기술이전 성과를 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M&A건이 있다면 고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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