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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연봉 1·2위는 창업자…내실에 무게 뒀다

송치형·김형년 두 공동 설립자 보수 가장 많아…ESG·내부 소통 등에 방점

노윤주 기자  2023-04-04 07:38:16
2022년 두나무 연봉 1위는 송치형 회장이 차지했다. 2위는 김형년 부사장이다. 공동설립자 두 명이 연봉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2021년 신사업과 기존 핵심 서비스인 업비트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김광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임지훈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100억대 연봉을 지급한 것과 비교된다.

3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던 2021년과 달리 지난해는 가상자산 약세장으로 인해 실적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기대감을 갖고 시작한 메타버스 등 신사업의 성과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이에 두나무는 약세장에도 공고히 1위를 지킨 업비트와 대관, ESG 등 부문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송치형, 김형년 두 설립자와 이석우 대표에게 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송치형 80억, 김형년 48억원…설립자가 사업 직접 뜯어 본다

4일 두나무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송치형 회장이 1년간 받은 보수 총액은 총 80억8600만원이다. 두나무 전체 임원 중 연봉 1위다. 구체적으로는 급여가 26억6200만원, 상여가 52억2400만원이었다.

직전 회계연도인 2021년 송회장은 98억5546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18억원가량 급여가 줄었다. 두나무는 이사회 의장 역할, 신사업 발굴, ESG 경영활동 등을 통해 회사 장기 성장에 기여한 점을 상여 지급 기준으로 밝혔다.

송 회장은 미국서 직접 하이브와의 합작접인 '레벨스' 사업을 진두지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체류할 때는 ESG 경영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두나무 지분 25.64%를 가진 최대주주인 송 회장은 배당에 따른 수익도 얻는다. 올해(귀속연도) 두나무가 1주당 2033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송 회장은 180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배당금과 연봉을 모두 더하면 두나무를 통해 278억원이 넘는 보상을 얻는 셈이다.

2위는 김형년 부회장이 차지했다. 김 부회장은 급여 19억5800만원, 상여 29억3700만원 등 총 48억9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포괄적 전사활동 관리, 적극적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소통 증진, 사회공헌 및 투자자보호 기여 등이 상여 지급 이유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3월부로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두나무 사업을 챙기고 있다. 특히 업비트 부서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대주주인 김 부회장 또한 92억8800만원 상당의 배당을 챙겨간다.

◇업비트 1위 지킨 데 점수 줬나

두나무의 얼굴인 이석우 대표의 연봉은 직전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27억6539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는 6억7380만원에서 7억4800만원으로 올랐고 반대로 상여는 21억2608만원에서 19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2021년 지급액은 27억9988만원이었다.

같은해 회사의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업비트였다. 두나무 매출 95% 이상이 업비트에서 발생한다. 2021년 업비트는 급증한 가상자산 거래 수요에 따라 서버를 잇달아 늘리고 24시간 점검 및 개발을 진행하는 등 플랫폼 운영 개선에 집중했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김 CTO가 연봉 1위를 달성했던 이유다.

2022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약세장에 따라 업비트 점유율은 상승하기 보다는 '지키는' 형태가 됐다. 또 메타버스 등 열기가 식으면서 신사업에 대한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이에 내실을 다지는 데 기여한 임원들에게 보다 많은 보수가 지급된 것으로 풀이된다. 약세장에서도 업비트는 80% 넘는 점유율로 시장 1위 자리를 지키며 매출 1조2492억원을 넘겼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송 회장은 레벨스, 김 부회장은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서비스를 두루 보고 있다"며 "위기에서도 자리를 지킨 설립자의 공을 높게 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이석우 대표는 외부 활동 및 대관 등을 통해 업비트 입지를 공고히했다"며 "이런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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