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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만 '13조' 현대로템, 4년만에 'A0' 회복 초읽기

7년만에 매출액 3조대 회복, 방산부문 대규모 수출 계약…"중단기 양호한 매출성장세 예상"

이상원 기자  2023-04-03 15:09:18
현대로템이 등급전망에 '긍정적'을 달면서 'A0' 회복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에 상향조정이 이뤄질 경우 약 4년만에 신용도를 되찾게 된다. 그동안 사업성 악화와 지속된 적자로 'BBB+'까지 추락을 거듭했지만 'A-'로 회복한 지 1년만에 재차 상향조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등급전망 조정은 지난해 7년만에 매출액 3조원을 넘기는 등 실적과 재무지표를 빠르게 개선한 결과다. 철도와 방산, 플랜트 등 모든 부문이 골고루 성과를 냈다. 여기에 방산부문이 대규모 해외 수출에 성공하며 수주잔고는 13조원까지 늘리며 힘을 보탰다.

◇지난해 매출액 2015년 이후 첫 3조원대 달성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1일 현대로템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는 단기간내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신용평가는 BBB+를 유지하며 스플릿이 났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선제적으로 등급전망을 조정했다.

현대로템의 신용전망이 조정된 데에는 지난해 실적과 재무지표를 크게 개선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33억원으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860억원, 19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1%, 278.4% 증가했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등급 상향조정 트리거를 훌쩍 넘어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트리거로 EBIT/매출액 4% 이상, 순차입금의존도 15% 이하를 제시했다. 이중 지난해말 기준 EBIT/매출액은 4.7%, 순차입금의존도는 5.3%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경영적자에 시달렸다. 지속적인 적자와 이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 2019년 'A-'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그리고 2020년초 'BBB+'까지 떨어졌다. 그해 이용배 사장 취임과 함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현대로템은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수익성 개선, 운휴자산 매각, 조직문화 개선, 사업역량강화 등 분야별로 비상대책을 수립했다. 조직 통폐합, 인력 조정,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자구 노력도 함께 진행해 재무지표를 개선해 나갔다. 그 결과 2년만에 'A-'로 회복한 데 이어 1년만에 다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앞두고 있다.


◇수주잔고 13조…철도·방산·플랜트 고른 성장

지난해말 기준 현대로템의 수주잔고는 약 13조1000억원 수준이다. 수주잔고의 구성을 보면 상대적으로 사업위험이 낮은 철도부문과 방산부문이 각각 57%, 40%의 비중을 나타냈다. 과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플랜트 3% 미만으로 감소했다.

현대로템은 매출 기준 철도(58%), 방산(31%), 플랜트(11%) 순으로 다변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철도부분은 국내에서 준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방산은 잇따른 수주로 실적 안정성, 플랜트는 현대차그룹 캡티브 물량 확보 등으로 우수한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방산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 군비청과 K2전차 180대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방산부문 매출 비중이 철도부문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사업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로템은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신규수주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방산부문 대규모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중단기 양호한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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