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삼보의 원가율이 1년새 무려 5%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토목사업에선 원자재를 원도급사로부터 공급받는 하도급 특성상 그나마 나았지만 건축사업에서 타격이 컸다. 상반기 문제된 현장들이 완공되면 하반기부터는 정상화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티삼보의 지난해 연결기준 원가율은 90.24%를 나타냈다. 매출액이 1조3000억원으로 한해 12% 올랐지만 매출원가가 1조18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 가량 더 오른 탓이다. 2021년만 해도 원가율이 85.59%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4.65%포인트 상승했다.
원가율 추이상으로는 지난 5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2017년 당시 원가율은 83.5%에서 △2018년 79.5% △2019년 83.8% △2020년 81.6% △2021년 85.59%로 대체로 80% 초중반을 유지해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의 누적공사를 기준으로 보면 건축사업부의 부진이 제일 컸다. 건축사업부 누적공사수익이 4600억원이었던 반면에 누적공사원가가 4630억원으로 원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건축사업의 경우 엘티삼보가 직접 도급계약을 따내는 형태라 원자재나 인건비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동종업계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주요 사업장인 한강프리미어갤러리, 신목동역지식산업센터 등이 상반기 완공되면 원가율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목사업부와 해외도급 부분은 각각 원가율 96%, 97%를 나타냈다. 토목사업부는 2021년과 비교할 때 오히려 1%포인트 수치가 줄었다. 수주 대부분 하도급 물량이라 원도급사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은 덕분에 부담을 덜었다. 반면 해외도급의 경우 공기지연 등으 원가부담이 늘어난 탓에 같은 기간 동안 14%포인트 늘었다.
원가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 영업이익이 1년새 850억원에서 420억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0% 줄어든 500억원에 그쳤다. 외형 상승이 무색할 정도로 마진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이같은 기조는 적어도 상반기까지 지속됐다가 하반기부터 개선될 예정이다. 원가가 불어난 건축 현장이 상반기에 완공된 이후부터 원가율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원유, 철강, 목재, 시멘트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건축사업 수주는 공격적으로 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내부적으로는 인건비 부담에 대비해 기술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인력 노령화로 우수인력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기술교육을 강화하고 인당 생산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인력수급계획을 강화하고 있다.
엘티삼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이상덕 전무가 지난해부터 대표이사(부사장)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전반적인 원가관리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후임 관리본부장은 싱가포르 지사장 출신 홍경보 상무가 맡았다.
엘티삼보 관계자는 "문제된 건축현장이 상반기에 다 정리된다"며 "동종업계 모두 비슷한 상황으로 하반기부터는 원가율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