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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

'든든한 균주출처' 제테마, 16개월 만 시총 4000억대로

코로나19 백신 CMO 좌초 딛고 균주 논란 국면 수혜… CB 풋옵션 부담도 경감

최은수 기자  2023-03-08 08:18:16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과 코스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보툴리눔 톡신 기업 제테마가 올해들어 몸값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약 1년 4개월 만에 시가총액 4000억원대로 복귀했다. 2021년 5월부터 추진해 온 코로나19 백신 원료 CMO 사업은 좌초했지만, 본업인 '보툴리눔 톡신'에서 다시금 경쟁력을 입증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주가 추이를 이어갈 경우 오는 7월 예정된 발행잔액 568억원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대한 우려는 한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자체 개발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테마더톡신'의 중국 1·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것은 향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코로나19 백신 CMO 접자 본 사업 주목도 제고… 확실한 균주 출처 강점

제테마는 2021년 11월을 끝으로 무너졌던 4000억원대 시가총액을 16개월 만에 회복했다. 작년 4분기 코로나19 백신 원료 CMO 투자 자산 손상차손 인식, CB 풋옵션 이슈가 겹치며 전저점(1만2800원, 시가총액은 2280억원)을 기록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7일 장마감 기준 제테마의 주가는 2만3300원이다. 전저점 대비 82% 오른 수치다.

앞서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CMO는 한때 제테마가 주력하던 신사업이다. 한 때 제테마가 조단위 시가총액을 넘볼 만큼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다만 러시아 인허가당국의 신뢰도 이슈가 제기된 것을 비롯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하자 사실상 해외 출시가 무기한 보류됐다. 이를 기점으로 제테마의 시가총액은 급락해 왔다.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국내 전 보툴리눔 업계를 뒤흔드는 균주 논란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메디톡스 대 대웅제약 민사 판결(1심)에서 균주와 기술을 탈취당했다 주장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판결로 대부분 균주 출처를 명료히 밝히지 않고 있은 업체들도 분쟁에 휩싸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민사에서 승소한 메디톡스,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균주 출처를 공개한 제테마에겐 해당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다. 제테마는 2016년 영국 공중보건원(Public Health England, PHE)으로부터 상용화가 가능한 균주 라이선스를 확보(L/I)했다. 더불어 2019년 11월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보유 균주 유전체 염기서열 전체를 등록·공개했다.

제테마 관계자는 "제테마는 상장전부터 균주 출처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를 알려 왔다"며 "출처 논란과 관련한 대 분기점 속에서 국내 적잖은 톡신 기업들이 균주에 대한 출처나 기원, 신빙성을 확보하지 못한 반면 정도 행보를 걸어온 제테마를 시장의 주목하고 신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모멘텀 제시로 CB 풋옵션 부담도 경감… 중국 임상 경과에 '촉각'

제테마는 장기간 이어지던 주가 침체를 끊어내면서 CB 풋옵션 이슈에 따른 유동성 부담도 적잖이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제테마는 2021년 7월 발행한 700억원 규모의 CB(8회차)에서 일부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이미 한 차례 조기 상환한 뒤 소각했다. 시장에선 올해 초만 해도 주가가 침체가 이어지면서 반년 뒤의 풋옵션 행사를 우려해 왔다.

앞서 상환 후 소각한 132억원을 제외하면 해당 CB의 발행잔액은 568억원이다. 리픽싱을 거친 주당 전환가액은 2만6577원. 올해 초만 하더라도 리픽싱 이후의 전환가액과 주가 괴리는 약 70% 가량이었다.

다만 제테마가 현재 주가 추이를 유지하거나 추가 상승 모멘텀을 제시하면 투자자들도 풋옵션보다는 주식 전환 후 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올해 1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제테마더톡신주100단위'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점은 향후 주가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테마는 NMPA가 자국 톡신 산업 안정화와 내수제품 드라이브 등을 이유로 해외 기업에 대한 톡신 인허가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중에 IND 승인을 따냈다.

제테마가 중국 임상 3상을 거쳐 NMPA의 품목허가를 받게 될 경우 국내 업체 가운데선 휴젤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중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시장으로 꼽힌다. 작년 시장 규모는 약 50억 위안(한화 9228억원)으로 국내 시장의 2배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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