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 엘앤에프가 JP모간을 투자유치 주관사로 사실상 확정했다. 높은 할증률을 적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겠다는 등 파격 조건을 제시했고 글로벌 투자 유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엘앤에프 경영진의 마음을 움직였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5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 주관사로 JP모간이 선정될 예정이다. 아직 JP모간을 비롯한 외국계 2~3곳이 비딩 중이지만 이미 엘앤에프 내부적으로 JP모간을 점찍어둔 상황이다. 현재 세부적인 조건을 협상 중이다. 엘앤에프는 올 초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최대 5000억원 규모로 EB를 발행하기 위해 다수 증권사들과 논의를 진행했고, 국내 증권사 7곳과 외국계 5곳이 제안서를 냈다.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EB에 투자할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을 확보해두는 등 주관사로 뽑히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만큼 자금력이 커 국내 증권사보다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했다. 이에 엘앤에프 경영진의 마음이 외사들로 기울었고, 그중 JP모간이 기회를 잡았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JP모간은 엘앤에프가 발행한 EB에 대한 총액인수와 함께 최근 주가 대비 30%대 할증 적용을 제안했다. 엘앤에프 주가가 23일 종가 기준 22만7000원을 기록한 만큼 주당 30% 할증을 붙이면 29만5100원이다. 엘앤에프 주가가 그간 한 번도 도달해 보지 못한 숫자다.
JP모간은 총액인수에 높은 할증률까지 제시하며 위험 부담을 가져가는 데도 불구하고 높은 발행 수수료를 제시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발행 부담이 커 제시하기 어려운 조건이란 점에서 외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 역시 해외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조달에 나서 주주 가치도 제고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엘앤에프 투자 기회를 엿보던 국내 PEF 운용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일찍이 엘앤에프에 접촉하며 투자를 제안해왔고, 이미 IMM크레딧솔루션을 통해 한차례 투자에 나섰던 IMM PE는 물론 SKS PE까지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주관사 선정 경쟁에 뛰어든 증권사들마다 국내 PEF 운용사들에 접촉하며 공동 투자 제안을 건넸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30% 할증된 가격에 EB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 부담을 우려한 국내 투자사들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대형 글로벌 PE들이 투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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