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스트리미) 창업자인 이준행 대표(사진)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절차를 협의 중이다. 최근 바이낸스 산업 회복 기금(IRI)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 대표의 등기이사직 사임은 지분 매각 절차의 일부로 풀이된다. 새로운 등기이사로는 바이낸스 측 인사가 선임됐다. 고팍스는 이 대표가 여전히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바이낸스에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준행 빠지고 바이낸스 들어간 이사회…경영권 손바뀜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준행 대표는 맡고 있던 고팍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에서 빠졌다. 이 대표가 빠진 등기이사 자리에는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이 선임됐다.
바이낸스는 과거에도 거래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지 시장에 정통한 자사 측 인물을 대표이사로, 레온 풍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식을 채택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거래소인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akura Exchange BitCoin, SEBC)'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 및 이사회 구성원을 변경했다. 바이낸스 일본 현지화 사업을 이끌었던 타케시 치노가 대표이사로, 레온 풍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고팍스도 같은 전철을 밟는 셈이다. 바이낸스는 IRI 자금을 투입하며 고팍스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 여기에 추가로 이 대표가 보유한 고팍스 지분 약 40%를 인수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이 대표가 사실상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보아 매각 절차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이 대표 지분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비등기임원 자격으로 고팍스에 당분간 머무를 계획이다.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면서 경영에 계속 참여한다. 고팍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사회에서만 빠졌을 뿐 고팍스는 이전과 다를 것 없이 계속 경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최대주주 변경 절차 마무리 짓는 단계인가
일각에서는 당분간 바이낸스 측 인사와 이준행 대표가 공존하는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될 것을 점쳤다. 레온 풍이 고팍스 신임 대표에 선출됐다는 소식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등기절차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와 고팍스는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맞지만 대표이사 신규 선임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경영권은 사실상 바이낸스에게 넘어갔지만 고팍스에는 여전히 이 대표가 필요하다. 바이낸스 국내에 거래소 운영 경험을 가진 직원을 두고 있지 않다. 이준행 대표는 고팍스 설립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취득까지 쭉 고팍스를 이끌어온 만큼 향후 양사가 넘어야 할 서류절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바이낸스 체제 고팍스는 향후 은행과의 계약내용 조정,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고팍스는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 중 하나로 전북은행과 지난해부터 제휴를 맺고 있다. 최대주주가 바뀔 경우 은행과의 계약내용에 따라 실사 재진행 등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
추후 고팍스는 최대주주 변경 건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고 수리 관건은 은행과의 계약 내용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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