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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

KB국민은행, 기업금융 드라이브 통했다

'순이익 2.9조' 사상 최대실적 갱신…가계대출 부진 만회, 리스크 관리 만전

고설봉 기자  2023-02-07 17:37:18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초부터 드라이브를 건 기업금융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가계대출 감소세 영향을 상쇄했다. 안정된 대출자산 관리와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며 순이익 극대화를 시현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996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21년 2조5908억원 대비 15.6%증가한 수치다. 금액으론 4454억원 수준으로 일부 비은행 자회사 연간 순이익 규모를 넘어서는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국민은행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이자수익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따라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했다. 특히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자본시장 관련 실적 부진 및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을 상쇄하며 연간 순이익 증대를 주도했다.



국민은행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9조29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7조7285억원 대비 20.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1조966억원으로 순이자이익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21년 대비 순수수료이익 증가율도 마이너스(-) 7.7%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이처럼 지난해 실적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친 이자이익은 두 가지 호재가 겹치며 크게 증가할 수 있었다. 이자이익 근간인 대출자산의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세와 금리인상에 따른 NIM 상승세가 겹친 결과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2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 318조7000억원 대비 3.1% 성장한 수치다. 지난 한해 국민은행은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약 10조원 가량 대출자산을 불리며 순항했다.

세부적으로 가계대출은 지난해 힘을 못 썼다. 정부의 거듭된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려 금리인상으로 개인들의 대출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2021년 말 170조1000억원이던 가계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166조원으로 2.4% 가량 줄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조1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전략적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기업대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연간 대출자산 성장은 기업대출이 주도했다. 2021년 말 148조6000억원 규모던 기업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162조6000억원으로 9.4% 늘었다. 금액으론 14조원에 육박한다. 전체 대출자산 증가액보다 4억원 가량 많다.



이처럼 기업대출 호황을 통해 불어난 원화대출금 기반 위에서 국민은행은 NIM을 관리하며 꾸준히 수익을 늘렸다. 지난해 연간 NIM은 1.73%를 기록했다. 2020년 1.51%에서 2021년 1.58%를 거쳐 지난해 그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분기별로 보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NIM 상승세가 컸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1.77%로 집계됐다. 다만 기대보단 개선세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대비 1bp 개선됐다. 금리상승을 반영해 대출자산 리프라이싱이 진행된 가운데 저원가성예금 감소 등에 따른 결과다.

영업활동을 통해 영업수익을 거두는 과정도 좋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역량도 예년보다 더 좋아졌다. 일반관리비 지출을 줄이며 전체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데 효과를 냈다. 대손충당금이 2021년 대비 2배 넘게 늘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순이익을 크게 높였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8.7%를 기록했다. 2021년 52.2% 대비 3.5% 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일반관리비는 2021년 4조4027억원에서 지난해 4조6980억원으로 6.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익규모가 늘어난데 비해 일반과리비 지출은 증가세가 낮았다.

줄어든 비용으로 여유가 생긴 만큼 국민은행은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을 쓰며 잠재 리스크를 조기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매크로 이슈로 대출자산에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생겨난 것을 고려해 충당금을 넉넉히 쌓았다. 지난해 국민은해은 충당금 4484억원을 적립했다.2021년 3646억원 대비 2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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