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투자하는 협동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매출규모는 작지만 재무건전성은 탄탄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년간 적자를 내다가 작년부터 흑자 전환하고 매출액도 100억원대로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증자를 결정했다. 시설자금 289억원, 운영자금 300억원 등 589억원 규모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신주 194만200주(지분율 약 10.3%)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매출 규모 작지만…성장 모멘텀 충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은 협동 로봇이다. 사람의 팔처럼 생겨 반복 작업이나 생산 설비에 도입할 수 있다. 주로 천제·위성 등 우주 물체를 관측하는 데 활용되는 ' 초정밀지향 마운트 시스템',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인간형 로봇도 사업 아이템이다.
이 밖에도 군용 다족보행 로봇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현재까지는 매출 규모가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수익성 개선도 이뤄냈단 점이 눈에 띈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을 보면 2018년보다 약 10배 이상 뛰었다. 작년까지 적자를 냈으나 작년 흑자 전환,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2억원이다. 코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 약 8845억원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투자는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8월 향후 3년간 로봇과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신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로봇이 삼성의 주요 먹거리임을 공언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만든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안에 EX1이라는 (인체)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려는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사업화 계획까지 내놓으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사업적 시너지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상장기업 중 로봇 기업은 아직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유일하다.
◇재무여력은 충분, IPO 후 유동성 확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투자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신주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현금성자산이 2020년 약 34억원에서 이듬해 약 50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후 실제 투자에 쓴 돈은 많지 않아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약 488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순현금도 338억원으로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 부채비율은 100% 미만이면 우량하다고 본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론 부채비율이 35.3%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작년 3분기까지 -13억원 순유출됐다. 외형이 커지면서 원재료 등 재고자산과 매출채권도 늘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진 못했지만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227억원이 순유출되고 있으나 여기에서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유형자산 취득은 약 4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단기금융상품(182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증가(132억원)으로 번 돈의 일부를 금융 자산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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