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용 레이저 장비·기기 기업인 이오테크닉스가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안정적인 재고지표를 유지 중이다. 매출 등 실적 전반이 향상된데다 재고자산도 적정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재고자산회전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주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수금 항목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미래 매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중이다.
안정적인 재고 현황은 주력인 레이저 어닐링, 마킹 장비가 최신 초미세공정이나, 반도체 후공정(OSAT) 등에 적용돼 수요 둔화 여파가 적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형 성장에도 재공품 등 재고자산 세부항목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외형 성장 기업의 경우 일시적으로 제품 및 상품이 적체되거나, 늘어난 원부자재를 생산이 따라잡지 못해 원자재 항목만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재고자산회전율·선수금 개선, 외형 성장과 연결올해 3분기말 연결기준 이오테크닉스 재고자산은 1691억원이다. 지난해말 1471억원 대비 220억원 늘었다. 지난 1, 2분기 재고자산이 각각 1553억원과 1666억원으로 서서히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한 적체 가능성은 낮다. 매출 및 재고자산회전율 등 실적이나 재고 관련 지표가 양호 또는 개선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오테크닉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419억원 규모다. 전년 동기간보다 11.9% 늘어난 실적이다. 매출원가도 이에 비례해 1분기 677억원, 2분기 746억원, 3분기 766억원으로 확대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은 1분기 1.6회, 2분기 0.9회, 3분기 1.8회를 기록했다. 2분기 잠시 감소했지만 3분기 곧장 회귀했다. 2분기의 재고자산회전율도 올해 다른 분기보다 낮을 뿐,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율 1회와 큰 차이가 없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따지면 재고의 매출 전환 속도는 더 개선된 셈이다.
수주 현황 및 미래 매출을 가늠하는 선수금도 꾸준히 유지됐다. 선수금은 수주 계약에 따라 일정 금액을 계약금 등으로 미리 받은 항목이다. 이오테크닉스의 3분기 선수금은 160억원 규모로 지난해 동기 109억원보다 51억원 늘었다. 1, 2분기도 각각 162억원, 119억원을 기록해 100억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재고 세부항목 균형 유지, OSAT·시스템 영향으로 전망 밝아업계 및 증권가는 시장 둔화에도 이오테크닉스의 업황은 크게 저해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신 미세공정이나 OSAT 투자는 크게 저해되지 않는 탓이다. 이오테크닉스의 주력인 레이저 어닐링, 마킹 장비는 DRAM 및 패키징의 초미세공정에 적용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오테크닉스의 경우 단순 반도체 공정용 레이저 정밀 장비 외에도, 레이저 광원을 내재화하는 등 연구개발(R&D)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왔다"며 "점점 얇아지는 반도체 웨이퍼를 레이저로 절단하는 풀컷 장비도 확대하는 만큼, 성장 잠재력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오테크닉스의 안정적인 재고자산 현황은 재공품 등 세부항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3분기 재고자산의 항목별 비중은 재공품 49.7%, 상품-제품 19.0%, 원부자재 31.3%다. 지난해 3분기 동일 항목의 47.3%, 20.7%, 32.1%와 큰 차이 없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세부항목의 균형은 이오테크닉스의 재고자산, 업황이 수요 둔화 우려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인 영업에 따라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지난해, 올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OSAT) 분야의 주목에 따라 외형 성장을 거듭하면서도 재고자산 균형을 유지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