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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임상 힘주는 에이비온, 작년 조달금 절반 썼다

유증·상장으로 429억 확보, 'ABN401' R&D 비용으로 대부분 소진

최은진 기자  2022-12-06 16:48:16
항암신약 개발기업 에이비온이 지난해 유상증자 및 공모 등으로 조달한 430억원 가운데 절반을 1년만에 소진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연구개발(R&D) 비용이 대폭 늘었다. 연내 환자 투약을 목표로 임상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에이비온은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자금조달을 단행했다. 3월 랩지노믹스 등 3자배정으로 30억원, 8월 코스닥 이전상장으로 398억원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총 428억원이다. 전년도인 2020년 현금성 자산이 단 66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 등 자금조달은 명운이 달린 문제였다.

올해 9월 말 기준 에이비온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33억원이다. 불과 1년만에 조달한 자금 중 절반인 195억원을 썼다. 자금 소진 속도가 꽤 빠르다. 이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ABN401'의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ABN401'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표적으로 하는 고형암 항암제로 개발중이다. c-MET은 MET(Mesenchymal Epithelial Transition, 상피간엽이행) 유전자에 의해 발현된 단백질로 암 유발과 전이에 관여한다. 특히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 발생과 연관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2019년부터 임상 1상을 호주와 미국에서 진행해 올해 5월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시험 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코호트1(단독요법, exon14결실) 기준 40명의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연내 첫 투약이 진행될 계획이다. 타그리소와의 병용요법인 코호트2는 내년 상반기 첫 환자 투여가 예정 돼 있다.

에이비온은 특히 미국 임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현지에 자회사 ABTS를 12억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거점이다. 이 자회사를 주축으로 올초 CRO(임상시험수탁기관)로 랩콥(옛 코방스)과 계약을 맺는 등 일찌감치 임상 2상 준비에 돌입했다.


이의 연장선으로 판관비가 대폭 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3분기까지 쓴 판관비는 총 184억원이다. 전년도 같은기간 75억원과 비교해 두배이상인 109억원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게 경상연구개발비다. 올해 집행한 금액이 129억원으로 전년대비 세배인 89억원 확대됐다.

전체적으로 R&D로 총 150억원 가량이 집행됐다. 관련 비용으로 50억원 안팎이 집행된 예년 수준을 고려하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최근 1년간 소진한 자금 대부분은 ABN401의 R&D 비용이 대부분"이라며 "글로벌 임상 2상이 연내 첫 투약을 목표로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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