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달 있었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에 영향을 받았다. 화재는 SK㈜ C&C였지만 해당 데이터센터를 임대했던 카카오의 서비스 전반이 멈추면서 사회(S) 측면에서의 등급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사회(S) 등급 외에 환경(E)이나 지배구조(G) 등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ESG업계에서는 기업의 내부 리스크 관리 체제 등의 미비로 지배구조(G) 등급도 하향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해당 부분은 전년과 동일한 A 등급이었다.
◇ 피해 규모 고려했을 때 하향 불가피…지배구조(G) 등급은 유지2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ESG 등급위원회를 개최, 카카오의 사회(S) 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KCGS의 ESG 등급위원회는 올해 2분기 및 3분기의 ESG 등급조정 내역 및 3분기 ESG 등급 조정 이후인 7월부터 11월까지 확인된 위험을 반영해 평가대상기업에 대한 정기 등급 조정을 실시했다.
KCGS는 사회(S) 등급을 평가할 때 이해관계자 모델을 사용한다. 기업과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형성한 대상에 중점을 두며 산업 분류기준인 WICS 중분류로 분리해 산업별로 이해관계자에게 중대한 사회책임경영 이슈 등을 고려한다. 리더십과 거버넌스, 비재무적 위험 관리, 운영 및 성과,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본다.
KCGS는 카카오의 사회(S) 등급 조정 하향 이유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발생을 꼽았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핵심서비스인 카카오톡을 비롯, 다음 로그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와 카카오T, 카카오페이의 송금 서비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 전방위적으로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톡의 올 3분기말 월간활성이용자수(MAU)만 4763만명에 넘기 때문에 피해 규모도 컸다. 무료 서비스 뿐 아니라 공동체별로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도 발생했다. 여기에 서비스 장애 복구 시간이 60시간이 넘게 걸리면서 블랙아웃 여파가 컸다. 결국 사회(S) 등급 하향 조정은 정해진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환경(E)나 지배구조(G) 등급이 종전과 동일한 A였다는 것이다. 덕분에 통합 ESG 등급은 전년도와 동일한 A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내부 통제나 리스크관리 등에서도 문제를 삼아 지배구조(G) 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지만 KCGS는 해당 부분이 하향 조정할 정도라고는 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발빠른 사태 수습, 내년도 사회(S) 등급 다시 상향될까카카오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행했으나 이후 발빠른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 책임자였던 남궁훈 대표가 사퇴하면서 홍은택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고 남궁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사태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를 구성, 유료 서비스 뿐 아니라 무료 서비스 역시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협의체에 공식 채널로 접수된 피해 사례에 대해 공유하고 협의체는 이를 면밀히 분석, 합리적인 보상 기준과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협의체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소비자연맹 등 여러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열리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원인 분석과 인프라 투자 계획을 담은 재발 방지 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으로 카카오는 서비스 전 영역에 다중화 조치 적용, 투자와 엔지니어링 혁신 노력을 한다는 계획이다.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만큼 내년도 사회(S) 등급이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한편 판교 데이터 센터의 운영 주체인 SK㈜ 역시 사회(S)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2015년 8월 지주사인 SK와 SK C&C가 합병됐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SK㈜의 사회(S) 등급은 A+에서 A로 조정됐다. 환경(E)과 지배구조(G)는 모두 전년도 평가인 A와 A+를 유지, 통합 ESG 등급 A+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