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인더스트리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한 이후 매각하면서 7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바이백(Buy-back) 형식으로 조기상환했다. 사모채 한 종목과 공모채 한 종목 등 약 두 종목에서 바이백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SKC의 지급보증으로 발행된 SK텔레시스 공모채 일부도 조기상환됐다. 인더스트리 소재사업 매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 사채권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SKC의 회사채 잔량이 192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과 비교해 705억원가량 줄었다. 143회차와 제 140-2회차 회사채 일부가 10월 말 조기상환된 결과다.
SKC는 바이백 형식으로 회사채를 조기상환했다. 사채권자가 보유한 회사채를 SKC가 시장 가격으로 되사줬다는 의미다. SKC는 보유하고 있던 현금으로 회사채를 조기상환했다.
제 143회차 회사채는 지난해 2월 발행된 만기 2년짜리 사모채로 700억원 규모다. 140-2회차 회사채는 공모채 형식으로 2018년 10월 17일 발행됐으며 만기는 5년물이다. 당시에는 800억원으로 발행됐지만 조금씩 상환이 이뤄지다 지난 달에는 잔량이 440억원, 이달에는 435억원으로 줄었다.
회사채 조기상환을 진행한 것은 SK텔레시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시스는 2021년 7월 SKC의 지급보증으로 3년물 회사채를 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SK텔레시스 회사채의 지급보증인이 SKC로서 신용도의 근간인 만큼 SKC의 물적분할과 관련해 SK텔레시스도 사채권자들에게 조기상환을 진행했다. 조기상환된 회사채는 약 2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SKC가 인더스트리 소재사업의 분할과 매각 이슈로 10월 말 사채권자에게 회사채를 조기상환했다”이라고 말했다.
SKC는 11월 2일 인더스트리 소재사업 부문 중에서도 산업·광학·포장용 PET필름 사업부를 분할해 SKC미래소재를 새로 설립했다. SKC가 보유한 SKC미래소재 지분은 향후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전량 매각된다. 양도금액은 1조5950억원이며 매각 완료 시점은 이달 말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SKC와 SK텔레시스는 분할매각과 관련해 사채권자에게 이의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관련 이의 제출을 받고 10월 11일 사채권자 집회도 열었다. 더욱이 143회차 회사채는 사모 형식으로 발행돼 투자자가 소수여서 SKC와 협의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SKC는 과거에도 사업부 분할 및 지분 매각으로 3100억원의 회사채를 바이백 형태로 되사준 적이 있다. 2019년 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회사를 세우고 신설법인 지분 49%를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 자회사에 매각하면서다.
당시에도 화학사업부 물적분할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캐시카우로 여겨졌기에 SKC의 현금창출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