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대를 육박하는 달러 환율에 LG에너지솔루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사업 확장으로 달러 부채가 늘어가고 있는 시점에 환율도 덩달아 올라 환율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면서다. 환율 외 금리 상승도 부담이다.
27일 현재 달러화 환율은 약 1285원으로 이달 초(1250원대)에 비해 약 3% 상승했다. 기준을 올해 초로 잡으면 상승 폭은 7.7%로 커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부채 중 외화 부채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다만 최근 외화 부채가 더 늘어나면서 손실 가능 폭도 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말 기준 달러 환율 10% 상승 시 약 1347억원의 순손실(법인세비용 차감 전)이 발생한다. 이는 작년 연결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7772억원)의 약 17%에 해당한다.
불과 3개월 전인 작년 말만 하더라도 달러 환율 변동에 대해 이렇게 민감한 정도는 아니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작성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에는 달러 환율 10% 상승 시 순손실 금액이 110억원에 불과했다. 1분기 만에 달러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약 12배 이상 커진 셈이다.
원인은 달러 부채 증가에 있다. 작년 말 LG에너지솔루션의 달러 부채는 3조4119억원이었다. 3개월 뒤인 올해 1분기 말에는 이 금액이 4조3064억원으로 26.2%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 합작, 스텔란티스(Stellantis) 합작 등 미국 사업을 폭발적으로 확대하면서 부채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래 최고점을 찍고 있는 달러 환율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리스크 총괄자인 최고재무관리자(CFO) 이창실 전무의 어깨도 함께 무거워질 전망이다.
실제 달러 값은 결산 시점인 1분기 말(1213.5원)보다 현재(24일 기준 1296원) 달러 값이 약 6.7% 뛰었다. 환율로 인한 순손실 발생이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달러 보다는 상승 폭이 낮지만 유로화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하다. 1분기 말 기준 유로화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는 4471억원의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손실이 발생한다.
물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통화선도계약 등을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 중이다. 1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10억달러(약 1조2854억원)와 8억6500만유로(약 1조1748억원)의 통화선도계약을 체결 중이다. 다만 외화부채의 양이 상당해 통화선도계약으로 모든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환율 만큼은 아니지만 치솟는 금리도 관리 대상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변수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이자율이 100bp 상승할 경우 세전 493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 미국과 국내 모두 기준금리 상승 기조라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