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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수익·효율 높은 하나머티리얼즈, 약점은 '견제기능'

PER·TSR KRX300 평균 대비 2배, 오너 연간 보수만 27억

이민우 기자  2024-11-19 17:20:1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공정장비에 사용되는 실리콘 부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 최전방산업인 반도체와 전방산업인 반도체 장비 업황에 큰 영향을 받는 사업구조를 지녔다. 신사업으로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도 추진 중이나 아직 비중이 낮다.

이번 이사회 평가에서는 경영성과 경우 평이한 점수를 얻었지만 나머지 부문에선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감사위원회 부재, 사외이사 부족 문제가 두드러졌다. 오너에게 쏠린 과도한 보수로 인해 등기이사, 미등기임원 간 급여 불균형도 과했다.

◇ROE·ROA 비롯 경영성과 최고점 수두룩, 매출·영업익 부진 '옥의 티'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하나머티리얼즈는 255점 만점에 120점을 받았다.


하나머티리얼즈가 가상 우수한 점수를 받은 지표는 ‘경영성과’다. 11개 문항 중 총 34점, 평균 3.1점을 획득했다. 우선 주가수익률(PER), 총주주수익률(TSR)이 각각 56.63%, 57.3%로 크게 우수해 최고점을 받았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지난해 지표별 평균치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최고점을 받았다. ROE, ROA는 기업이 보유 자본,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영업을 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하나머티리얼즈는 ROE 9.81%, ROA 5.94%를 기록했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지난해 평균은 6.82%, 3.76%에 불과하다.

낮은 부채비율도 경영성과 점수를 함께 견인했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이 평균 91.96% 부채비율을 가진 반면 하나머티리얼즈 부채비율은 68.27%에 불과했다. 재무안전성을 그만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해 최하점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매출성장률은 -24%, -56%였다. 전방산업인 반도체의 업황 부진으로 인한 나비효과다. 국내 최종 고객사에서 추가 감산이 이어지면서 하나머티리얼즈 실적 역시 하락했다.

◇내부거래위·사추위 존재에도 구성 전반 미흡, 급여 불균형도 눈길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견제기능’이다. 9개 문항 총점 15점, 평균 1.7점에 머물렀다.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를 별도 설치하고 내부거래 업무 전담을 맡긴 것은 최고점 수준에 해당해 높게 평가받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이사 선임 시 추천을 받도록 구성해 3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외 점수는 모두 최저점을 받아 이사회 내부 견제 기능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TSR이나 주주가치 제고성과에 연동한 보수정책 3가지 모두 구축되지 않았다.

하나머티리얼즈는 4인으로 구성된 소규모 이사회 중 사외이사도 1명에 불과하다.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회의를 여는 것도 현 구조에선 불가능하다. 감사위원회도 부재한 만큼 관련 평가항목에서 1점을 받는 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등기이사 대비 비등기이사 보수도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억3100만원이었다. 반면 비등기이사인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은 4억원 수준으로 2배에 육박했다. 이는 오너인 최창호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써 연간 27억원 상당 보수총액을 받 영향이다.

견제기능 다음으로 낮은 지표는 평균 2점을 받은 평가개선프로세스였다. 사외이사 부족으로 인해 관련 점수에서 전부 최저점을 받았다. 아울러 이사회 평가나 이사회 활동 관련 평가를 공개하지 않는 점, 평과 결과에 근거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거나 반영하지 않는 점도 저조한 점수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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