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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HD현대, 순수지주사의 한계 ...빛바랜 '배당수익률'

[Weakness]③주가순자산비율(PBR) 0.61배…HD현대일렉도 제 역할

이호준 기자  2024-10-11 09:46:5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HD현대는 자체 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로 실질적인 수입은 자회사 배당에 대게 의존한다. 그러나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정유)의 이익이 예전만큼 좋지 않아 지주사로 들어오는 배당이 줄어들었다.

자연히 경영성과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영업이익성장률과 부채비율 등 대부분의 지표가 KRX300 구성 기업 평균치를 밑돌았다. 다행히 올해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이 개선됐고 HD현대일렉트릭 등 배당 수익처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빛바랜 '배당수익률'…영업이익성장률은 -40.02% 등 지표 악화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나누고 이사회 구성과 활동 등을 평가했다. HD현대는 총점 255점 중 154점을 받았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였다. 55점 만점에 15점, 평점 1.4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 평가는 크게 세 가지 세부항목으로 나뉘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 같은 투자 지표,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같은 경영성과 지표,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같은 재무건전성 지표로 구성됐다.

HD현대는 네 개의 세부 지표 중 투자 지표 내 배당수익률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평균치를 밑돌거나 마이너스 값을 기록해 1점만을 획득했다. THE CFO는 시장 평균을 기준으로 KRX300 소속 상위 10%와 하위 10%의 성적은 제외했다.

유일하게 고득점을 기록한 배당수익률은 5.85%로 확인됐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주식 시장 상황에서도 HD현대 주주들은 KRX300 소속 기업의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인 1.42%보다 4배 이상의 수익률을 얻었다. 그러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1배, 주가수익률은 12.23%, 총주주수익률은 18.8%로 모두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경영성과 지표도 부진한 실적 탓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매출성장률은 0.79%, 영업이익성장률은 -40.02%에 머물렀다. HD현대는 현재 자체 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로, 수익 대부분을 배당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배당 수익의 핵심인 HD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축소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정유 대신 조선업황 회복…배당 수입 확대 가능성↑

재무건전성 지표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회사 배당이라는 안정적인 수입이 줄어들면서 재무 관리의 과제가 더 커졌다. HD현대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92%로, KRX300 구성 기업 평균치인 91.26%를 크게 웃돌았다.

현금창출력 대비 순차입금 비율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10,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2.23배로 모두 최저점을 기록했다.

HD현대 입장에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올해 상황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다행히 조선업이 회복되면서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설립 이후 2020~2022년 3년간 순손실을 기록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 담당 상무는 "7~8년 만에 첫 배당이 올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배당을 제공할 새로운 원천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D현대일렉트릭도 꾸준히 배당을 늘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HD현대는 HD현대일렉트릭으로부터 6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으나 2023년에는 연결 매출 2조7027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8.4%, 136.9% 증가했다. 이를 고려하면 배당 수입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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