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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이노시스, 메자닌 물량 해소에 신사업 속도

6월 거래 재개 이후 상승세,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리조멧' 글로벌 확장

이우찬 기자  2024-09-04 13:47:5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기업 이노시스가 반등을 위한 준비에 분주합니다. 메자닌 물량은 해소됐고 새주인을 맞은 뒤 추진하는 신사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입니다.

이노시스의 주식 매매는 지난 6월11일 재개됐는데요. 거래 재개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022년 12월9일 종가와 6월11일 시가는 1180원이었습니다. 지난 3일 종가(1467원)는 이 가격보다 24% 상승한 수치입니다. 코스닥 지수가 3개월 동안 10% 빠진 점을 고려하면 선전한 셈입니다.

거래 재개 뒤 개인 투자자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11일 이후 지금까지 개인이 363만7262주를 순매수했네요. 반면 외국인은 162만1034주 순매도했습니다.

다만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입니다. 이노시스의 지난 3일 종가(1467원) 기준 시가총액은 1380억원입니다. 역대 최고 시총은 2022년 2월 기록했던 2600억원가량 됩니다.

◇Industry & Event

이노시스는 1997년 설립됐습니다. 정형외과 의료기기인 척추 고정 장치, 골절 치료 장치 등 티타늄 임플란트 기반 정형외과 의료기기를 개발해왔죠. 2015년 '뼈 구성성분만을 활용한 생체흡수성 금속 임플란트 제품화 기술'에 힘입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회사는 2022년 12월 전 대표이사 배임 혐의 미공시 등으로 이듬해 2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는데요. 지난해 11월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기도 했죠. 당시 공개매각 최종 인수예정자로 시지바이오가 선정된 영향이었습니다.

올해는 더욱 숨가쁩니다. 시지바이오가 2월 새주인이 됐고 지난 6월10일 거래소에서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 바로 주식 거래가 재개됐죠. 주식 매매가 재개된 날 최대주주인 시지바이오는 보유 주식 전량인 3255만139주에 대해 2027년 6월10일까지 의무보유 확약 공시를 했습니다.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 계획서에 따른 결정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시지바이오 피인수 이후 처음으로 인수합병(M&A)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치과 임플란트 연구개발·생산 기업 지디에스 지분 100%를 취득했습니다. 지분 100%에 해당하는 구주 2만5000주를 현금 40억원을 지급하고 인수했죠.

기존 척추 임플란트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치과 임플란트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습니다. 거래소 상장유지 결정에 이어 경영 정상화에는 속도가 붙었습니다.

자본 변동에 따른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이경환 지디에스 대표 한 명이 참여하는 소액 유상증자를 진행했죠. 책임경영 목적이었습니다.

메자닌 물량이 전량 해소된 점도 눈에 띕니다. 메자닌은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죠. 1회차 101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잔여 물량 13억원이 올해 1월 주식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거래 중지 기간인 지난해에는 88억원의 BW를 자기자금으로 상환하기도 했습니다. 6월 말 별도 현금성자산은 228억원입니다. 차입금은 2억원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은 18%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평가됩니다.

◇Market View

이노시스는 2년가량 거래가 중지됐던 만큼 적극적인 IR 활동을 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는데요. 증권사 리포트를 찾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가장 최근 리포트는 202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SK증권은 척추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전문 업체인 이노시스가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생분해성 금속제품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리조멧(Resomet)'인데요.

SK증권은 "마그네슘·칼슘 등을 기반으로 인체 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는 생분해성 제품이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정형외과 의료기기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리조멧 임상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고 했습니다.

2016년 중국 제약기업 부창파마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노시스는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지바이오로 주인이 바뀐 뒤 이노시스가 언론에 처음 배포한 보도자료도 리조멧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사업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 중국 전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죠. 임상시험은 중국 최대 정형외과 전문 병원인 지수이탄 병원(Jishuitan Hospital)을 포함해 총 10개 병원에서 실시되고 있습니다.

SK증권 리포트는 연결 종속기업을 통해 추진하는 신사업도 언급했는데요. 이노시스는 2017년 디엠파워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디엠파워는 스마트그리드 기업으로 전기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디엠파워는 2021년 2차전지 검사장비·전기차 충전기 제조 전문 기업인 인피니티웍스 지분 70%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이노시스의 키맨은 정주미 대표입니다. 1976년생의 정 대표는 연세대 간호학을 졸업했습니다. 일찌감치 존슨앤존슨을 비롯한 기업에서 일했습니다. 한국애보트에서 마케팅 헤드로 근무한 이력도 있습니다. 2021년 성균관대 MBA를 졸업했습니다.

정 대표는 MBA 학위 취득 후 이노시스 모기업인 시지바이오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는데요. 올해 2월까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습니다. 시지바이오가 이노시스를 인수한 뒤 올해 2월 이노시스 CEO로 발탁됐습니다.

정 대표는 6월11일 주식 거래 재개 후 당일에 3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또 6월14일 3000주를 장내 매수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피력했죠. 지디엔스 인수 계약 체결, 중국 부창파마의 의정부 공장 방문 등의 이벤트를 이끌며 바쁜 날을 보냈습니다. 더벨은 IR 담당자를 통해 정 대표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직접 목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인터뷰 자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IR 관계자는 "상반기에 메자닌이 모두 해소됐다"며 "신사업 추진으로 외형 성장을 이루고 기업가지 체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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