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이 의료파업 장기화 악재 속에서도 올해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해외 의약품 유통체인 매출의 성장이 주목된다. 신사업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인수한 중선파마 매출이 반영되면서 외형 성장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중선파마는 순손실을 내고 있는 상태다. 향후 규모성장에서 더 나아가 이익 증대를 위해선 중선파마의 흑자 전환이 관건이다.
◇사상 첫 반기 매출 2000억 돌파…중선파마 매출 반영 동화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도 같은기간 대비 23.6% 증가한 23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기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분기별로 보면 2분기 1152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첫 1000억원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1분기 1189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 사상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화약품이 규모 성장을 이뤄낸 데는 새롭게 편입된 해외 의약품 유통체인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관련 매출은 359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액이 446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의약품 유통체인 인수가 사실상 매출 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의약품 유통체인 매출은 전액 베트남 약국체인 기업인 중선파마를 통해 확보했다. 1997년 설립된 중선파마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내 140여개의 약국체인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동화약품은 작년 중선파마 주식 51%를 약 391억원에 인수했다. 내수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글로벌 확장 전략 차원에서다.
이 같은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이다. 중선파마의 매출이 반영되면서 내수 의존도는 1년 새 95.2%에서 80.2%로 하락했다.
◇영업익·당기순익 감소…중선파마 적자·광고비 증가 영향 규모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은 과제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1억원, 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6.8%, 70.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07%에서 4.01%로 축소했다.
이익이 줄어든 배경도 중선파마 때문이다. TS케어 조인트 스톡 컴퍼니(TS Care Joint Stock Company)는 올해 상반기에만 2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중 비지배지분을 제외하고 동화약품 연결기준으로 12억원이 반영됐다.
TS케어는 기존 중선파마의 대주주다. 동화약품이 기존 주주를 상대로 콜옵션 등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면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중선파마의 흑자 전환은 당장은 쉽지 않다. 동화약품이 지난해 인수 당시 내놓은 공시에 따르면 중선파마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2억9642만원, 9억1381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22년과 2023년 실적은 알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가 투자도 불가피하다. 동화약품이 현재 140여개인 점포를 2026년까지 3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힌 데다 현지 유통망 확보에 추가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이 밖에 판관비 증가도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판관비는 23.6% 증가한 866억원이었다. 급여를 제외한 판관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선전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기간 광고선전비는 84.1%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제약사들이 의료파업 장기화 등으로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동화약품은 글로벌 확장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외 사업 초창기인 만큼 당장은 이익 실현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