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중간소재인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그룹의 양극재 수직 계열화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양극재 제조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은 2030년까지 연산 100만톤(t)까지 생산능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생산능력 목표치의 하향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지난해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생산능력은 연산 18만톤이다. 목표치에 일부 감축이 있다고 해도 생산능력 확충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캐즘'에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투자가 여전히 지속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에코프로머티 IPO로 확보한 현금 소요 '속도' 지난해 에코프로그룹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공개(IPO)에 사활을 걸었다. 양극재 밸류체인의 중심인 전구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IPO를 실시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차입금의존도는 이미 43.1%에 달했다.
그렇다고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같은 시점 에코프로의 연결 기준 차입금의존도만 38.5%, 총차입금은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여기에다가 연간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5000억원 수준인데 반해 1조원을 상회하는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발생했다.
투자금 확보가 필요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IPO를 선택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던 일이다. 지난해 11월 IPO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4213억원이었다. 현금이 대거 유입되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둘러싼 재무압박은 상당부분 완화됐다. 지난해 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부채비율은 38.2%로 직전 분기인 3분기 대비 83.3%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26%p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를 기반으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 생산설비 투자를 무리 이 진행할 수 있었다. 올 상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집행한 CAPEX는 162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쓴 CAPEX(1299억원)를 훌쩍 웃도는 금액을 올 상반기 에 지출했다.
단 올들어 CAPEX 집행 금액 확대와 캐즘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겹치며 IPO로 쌓아 둔 현금 소진이 빠르게 일어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OCF는 마이너스(-) 1239억원으로 음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860억원으로 나타났다.
◇'보릿고개'에 흔들리는 유동성 지난해 말 3774억원이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현금성자산은 올 상반기 말 1269억원으로 66%가량 줄어들었다. 2529억원 규모의 총차입금도 2936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현금성자산의 축소와 총차입금 규모의 확대가 이어지며 지난해 말 IPO 효과로 잠시나마 순현금 상태였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들어 순차입금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1244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플러스(+) 1667억원으로 2891억원이 늘었다.
레버리지 지표 역시 일제히 상승 중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8.2%에서 올 상반기 45.1%로, 차입금의존도는 22.9%에서 26.4%%로 올랐다. 단기 채무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 역시 지난해 말 215%에서 올 상반기 말 145%로 떨어진 상태다.
올해 중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실적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배터리 및 증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이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같은 추세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IPO로 조달한 자금을 이르면 올해 중 모두 소지할 가능성이 크다.
관련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실적 개선이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신규 공장 가동과 내년 고객사들의 신규 공장 가동이 겹치는 만큼 실적 개선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외부 고객 판매 물량 개시를 기점으로 고객사 다변화 시작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 외형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