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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

젠큐릭스, 조달 안간힘…막바지 R&D에 CB 상환까지

엔젠바이오 지분매각 이어 20억 유상증자, 내년까지 진단기기 개발 완료 목표

김형석 기자  2024-07-19 07:59:49

편집자주

투자 유치는 곧 기업의 능력이다. 특히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다만 투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조달 목적 및 투자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펀딩난 속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이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암 분자진단 전문 업체 젠큐릭스의 자금확보 전략이 주목된다. 최근 보유하고 있던 바이오텍 지분을 매각한데 이어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분자진단기기의 R&D 자금 마련이 절실해서다. 또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 청구가 들어오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유증 전액 최대주주가 부담…R&D 등 운용자금으로 활용

젠큐릭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2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발행하는 신주는 총 80만주로 창업주인 조상래 대표가 모두 인수한다. 납입일은 8월 12일이다.

이번 유증에는 젠큐릭스가 조 대표로부터 차입한 5억원을 상계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 대표는 6월27일 젠큐릭스에 5억원을 빌려줬다. 실질적으로 젠큐릭스가 납입일에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5억원이다.


유증 목적은 운영자금 마련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경 주요 파이프라인들의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기 때문에 R&D 자금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연구 품목은 흑색종(Melanoma) 동반진단기기다. 흑색종 환자의 병리(FFPE) 검체로부터 추출된 DNA에서 브라프(BRAF)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Droplet Digital PCR(ddPCR) 검사법으로 검출하고 확인하는 제품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임상적 성능 검증을 완료한 뒤 내년 식약처 허가까지 득한다는 타임라인이다.

이 밖에도 전이성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등의 동반진단기기와 조기진단기기도 연구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보유현금 1년치 판관비보다 적어…CB 조기 상환 청구도 부담

젠큐릭스의 유증은 부족한 현금보유고를 채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85억원이다. 이번 유증을 하게 되면 현금보유고는 100억원대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는 젠큐릭스의 1년 치 판관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지난해 젠큐릭스는 판관비로만 125억원을 지출했다. 이 중 경상연구개발비는 45억원이었다. 올해 대규모 R&D 비용 지출이 예정된 만큼 올해 지출 비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4월 엔젠바이오 주식을 매각한 것도 현금 확보 차원에서다. 당시 엔젠바이오 보유주식 중 64만주를 제이앤엘에이전트에 넘겨 29억6000만원을 확보했다. 나머지 63만9000주는 장 마감 이후 시간외 대량매매(Block Deal) 방식으로 매각하고 40억3145만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만 7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자금은 대부분 CB 조기 상환에 활용했다. 6월 8일 제5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68억2500만원에 인수했다. 2021년 6월 180억원 규모로 발행한 해당 CB의 만기는 2026년 6월이었지만 최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사채권자의 조기상환 요구가 이어졌다.


90억원 안팎의 남아있는 CB 역시 조기 상환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8일 기준 젠큐릭스의 종가는 2855원이다. CB 발행 당시 주가가 2만원을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젠큐릭스가 투자주식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데는 R&D 비용 마련과 더불와 기존 메자닌 상환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봤을때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벨은 젠큐릭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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