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가 핵심 파이프라인이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중화권 임상을 본격 가동하며 몸값을 끌어올렸다.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꼽는 물질들에 대해 중화권 판권을 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대만 폐암 임상 가동' 코스닥 시총 순위 19위권 안착 보로노이는 5일 장 마감 기준 시가총액 1조970억원으로 코스닥 바이오 순위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보로노이가 1조 몸값을 회복한 건 2023년 9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코스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시가총액 20위 안에 안착한 건 1년 만이다.
보로노이는 2022년 상장 당시 임상 성과가 초기 단계에 머무는 정체 국면으로 주가가 1년 가까이 공모가 4만원선을 밑돌았다. 시가총액으로는 6000억원 안팎을 오르내렸다. 보로노이의 상장 전 기업가치가 1조원을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괴리가 크다.
상장 후 적잖은 기간 주가 부침을 겪었던 것 비교하면 최근 반등은 의미 있는 변화다. 물론 임상 진척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무르지만 보로노이를 둘러싼 '폐암 치료제' 환경이 급변한 것이 투심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보로노이는 자체 폐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기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서 작용하는 기전의 약물들이 놓치고 있는 공백을 타깃한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등이 차지한 표준치료제 처방 후 내성으로 발생하는 EGFR C797S 변이를 타깃하는 치료제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소세포폐암 전체 시장 크기는 2023년 40조원을 넘었다. 역시 표준 치료제 처방 이후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후속 시장도 거대한 규모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찾은 기업이 없다.
이 상황에서 보로노이가 중화권 임상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앞서 오릭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VRN07 그리고 자체 개발 중인 VRN11 역시 중화권 판권을 보로노이가 쥐고 있다. 세계 최대 폐암 시장은 미국을 아우르는 북미권이지만 중화권이 바로 그 뒤를 잇는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임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마일스톤이 단계적으로 실현될 가능성과 함께 보유 파이프라인의 중화권 판권과 관련 기술수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기술반환 속 믿을 건 폐암, 세일즈 포인트 'BBB 투과율' 보로노이는 최근 폐암 치료제에서 본임상 성과를 쌓고 있지만 연이은 고형암 치료제 기술반환 이슈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4월 미국 바이오텍 메티스 테라퓨틱스로부터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4'의 권리가 반환될 때 주가는 최저점을 기록했다. 2023년 말 다른 파이프라인의 기술을 돌려받은 지 반 년 만의 또다른 반환건이 나왔다.
남아 있는 폐암 파이프라인 개발을 통한 미래먹거리 발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폐암 시장은 앞서 기술 반환받은 고형암 시장보다 미충족 의학 수요가 크고 경쟁사도 적다.
이는 보로노이가 폐암의 고질적인 난맥상인 '폐암의 타 장기 전이'를 타깃할 실마리를 자체 파이프라인 임상 속에서 발견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영향이다. 세부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1'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폐암의 뇌전이가 활발하게 나타나는 폐암 환자군에서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높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구상이다.
VRN11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를 포함한 기존 3세대 폐암 EGFR 표적치료제 내성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인자 'C797S'를 타깃한다. 보로노이 내부에선 4세대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폐암 치료제로 구분한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11 전임상을 통해 EGFR C797S 내성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저빈도 EGFR 변이에도 효능을 나타냈고 100%에 이르는 뇌투과도를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