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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상장 Before & After

파로스아이바이오, 상장 1년 '매출 제로'…기술이전 '총력'

유한양행 기술이전 PHI-201 여전히 '선도물질 발굴'…PHI-101·501 주력

임정요 기자  2024-05-20 16:35:45

편집자주

바이오회사 입장에서 IPO는 빅파마 진입을 위한 필수 관문이다. 국내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창업자에겐 놓치기 어려운 기회다. 이 과정에서 장밋빛 실적과 R&D 성과 전망으로 투자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전망치는 실제 현실에 부합하기도 하지만 정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IPO 당시 전망과 현 시점의 데이터를 추적해 바이오테크의 기업가치 허와 실을 파악해본다.
상장 첫돌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수익기반 구축에 대한 고민이 많다. 법차손 특례가 내년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그 이후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PHI-201 프로그램의 선도물질이 선정되면 마일스톤을 수령해 매출을 낼 계획이었지만 지연되고 있다. 자체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이 급선무다. 내년까지 기술이전 수익을 낸다는 목표고 외부 자금조달도 고려하고 있다.

◇Pan-KRAS 저해제 '선도물질 발굴 현재진행형'

AI 신약개발사인 파로스아이바이오는 2023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전부터 주요제약사인 유한양행에 물질 도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유한양행 이후 추가 L/O 실적이 없지만 당장은 법차손 부담이 없다. 작년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모두 보통주 전환되어 법차손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적자가 누적 중인 점에서 내년부터는 자본잠식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그 전까지 자체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이나 조건부판매승인 등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앞서 유한양행과 계약한 것은 PHI-201 프로그램이다. 주요 암종인 폐암, 대장암, 췌장암을 일으키는 KRAS 유전자변이의 여러가지 변이형태를 포괄적으로 타깃하는 Pan-KRAS 저해제를 발굴하는 내용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에서 효능을 보인 유효물질(히트) 가운데 선도물질(리드)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상장 시 제시한 전망에서는 2023년 중 이 선도물질 선정을 완료해 5억원의 추가 마일스톤을 수령한다는 내용이었지만 아직까지 선도물질 선정이 완료되지 않았다. 매출 전망과 100% 괴리율이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KRAS 단백질의 여러 변이를 모두 잡아내는 화합물의 디자인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개발이 지연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경쟁자인 암젠의 소토라십(제품명 루마크라스)는 KRAS의 G12C 돌연변이만 잡는 반면 파로스아이바이오의 PHI-201 프로그램은 G12D, G12V, G13D 등의 다양한 KRAS 돌연변이에 작용하는 선도화합물을 개발 중이다. 이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만큼 개발난이도도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파로스아이바이오의 당장의 우선순위를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으로 개발 중인 PHI-101의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설정했다. 2025년 말까지 기술이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HI-101은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희귀의약품 등재 시 임상 2상 완료 후 조건부 판매 승인에 도전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희귀의약품 등재를 마쳤고 국내 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다른 파이프라인인 PHI-501은 흑색종 대상으로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연내 임상 1상 IND 신청 후 기술이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PHI-201은 일부 일정 지연이 있지만 선도물질 선정 후 '레이저티닙'처럼 국내판권을 유한양행이 가지면서 글로벌 판권을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는 계획"이라며 "현재 가장 주력 사업내용은 PHI-101과 PHI-501의 글로벌 기술이전"이라고 말했다.

◇임원진 이탈 '제로', 상장공모금 소진도 '제로'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상장 전후로 주요 임원진의 변화가 전무하다. 많은 바이오텍이 상장 후 주요 인력 이탈을 경험하는 것과 대비되게 등기임원진이 이탈도 추가도 없이 그대로다. 동기간 22명이었던 직원수는 3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설립자인 윤정혁 대표는 물론 AI 연구소장, 임상개발 총괄, CFO 등 실무 책임자의 변동이 일절 없기에 연구개발 및 자금집행도 변곡없이 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다.

특히 상장 후 1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상장 공모금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파로스아이바이오에는 보유현금이 220억원 정도 있다. 상장 당시 모집한 190억원의 공모금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미사용 자금은 예금과 채권으로 운용 중이다.

앞선 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2025년까지는 안정적인 연구개발자금을 확보한 상태"라며 "올해까지 큰 재무적 부담은 없으며 내년에는 자금조달이 안될 경우 자본 잠식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기에 그 전까지 사업성과를 내거나 SI, FI 투자유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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