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Red & Blue

로보티즈, '서비스로봇 첫 양산' 흑자전환 기대감

세달 동안 42% 상승, "로봇부품 국산화 수혜 예상"

이우찬 기자  2024-01-18 15:02:5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로봇기업 로보티즈의 주가가 뜨겁습니다. 지난 12일 장중 3만5500원을 기록했는데 새해 들어 최고 주가였죠.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도 3만1950원대를 보였습니다. 세 달 전인 지난해 10월 17일 2만2500원이었던 수준과 비교하면 42% 올랐습니다. 2800억원 규모였던 시가총액도 40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올초부터 빠른 속도로 주가가 오르면서 시장의 관심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12일 거래량은 451만1802주였습니다. 12일을 시작으로 3거래일 연속 100만주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는데요. 평소 10만~20만주의 거래량과 비교하면 단기간 크게 주목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3개월 동안 기관이 31만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주가는 지난해 상반기 흐름을 회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17일 2만5100원이었던 주가는 상반기 한때 4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죠. 2월27일 로봇 테마주로 묶여 27.19%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승 흐름을 반납한 채 지난해 하반기 2만5000원 안팎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나타냈죠. 지난해 하반기 2만원대에 갇혔는데 저항선을 뚫고 3만원대 복귀한 점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출처=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1999년 설립된 로보티즈는 로봇 전용 액츄에이터,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입니다. 2003년 개발에 성공한 액츄에이터는 감속기, 모터, 센서, 제어기 등이 일체화된 제품입니다. 로봇이 다양한 동작을 하는데 필요한 장치로 사람으로 따지면 관절과 같죠. 현재 매출 비중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로봇의 경우 '개미(GAEMI)'를 개발해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외용 '일개미'와 실내용 '집개미'로 구분됩니다.

주가 상승의 배경은 우선 최근 들어 로봇산업 섹터 자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CES 2024를 통해서도 로봇은 인공지능(AI)과 함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로봇사업 알리기에 공들인 점이 이를 보여주는데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에서 상용로봇 시장 진출 소식을 전했죠.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로봇기업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로보티즈는 로봇 섹터에 관심이 집중될 때마다 주목받는 기업 중 한곳입니다. 본격적인 로봇산업 성장 국면에서 준비된 알짜기업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일찌감치 로봇 시장의 개화를 대비해 레퍼런스를 구축해왔습니다. 2018년 서비스 로봇 기업으로는 처음 코스닥에 기술 특례 상장하기도 했죠. 2016년 연구를 시작한 자율주행로봇 상용화 제품을 2018년 개발했습니다.

집개미는 지금도 호텔을 누비고 있습니다. 로봇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헨나호텔 명동점에서 첫 상용화를 시작했죠.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 스퀘어, 메이필드 호텔,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호텔 등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죠. 지난해 2월에는 일본 최대 레스토랑&호텔 박람회에 참가했습니다. 이후 오사카 기타신치 호텔에 집개미를 2대 공급하며 레퍼런스를 더했죠.

로봇사업에서 쌓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재무적인 부분도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흑자전환 가능성입니다. 로봇산업 기대주를 넘어 실제 영업이익 흑자로 연결시키는 것은 로보티즈의 올해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연구개발에 매년 100억원가량 투자하며 적자구조였는데 올해 대규모 로봇 양산에 따른 외형 확장으로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집개미 중심으로 1000대의 로봇을 양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실내 배송 서비스 로봇 '집개미' 3세대. 출처=로보티즈

◇Market View

증권가에서는 올해 로보티즈의 액츄에이터 신제품과 자율주행로봇 양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액츄에이터 신제품 '다이나믹셀 Y'가 출시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성능·내구성에서 경쟁 제품 대비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죠. 의료·국방·항공우주 분야에서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에서도 쓰이는데요. 물류 자동화 설비에도 활용됩니다.

가장 최근 리포트는 지난해 12월18일 상상인 증권에서 나왔습니다. 이소중 연구원은 '다이나믹셀 Y'에 관해 "정부의 첨단로봇산업 비전과 전략에 따르면 로봇 부품 국산화율을 기존 44%에서 2030년 80%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로보티즈가 직접적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로봇의 경우 본격적인 양산이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IBK투자증권의 이상현 연구원은 "2024년 매출은 로봇분야 수요 확대에 따라 15% 내외 성장을 기대한다"며 "다이나믹셀 신규 제품 출시와 일개미·집개미 국내외 월구독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창업자인 김병수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하인용 부사장이 로보티즈의 주요 인물입니다. 둘은 등기임원으로 사내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1969년생인 김 대표는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지능형로봇 석사, 고려대 경영대학원 EMBA를 취득했습니다. 1974년생의 하 부사장은 일본 동경대 공학박사 출신의 개발자입니다.

이중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대외 경영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김 대표가 키맨으로 꼽히는데요.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하며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성장의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더벨은 김 대표에게 주가 향방, 경영 전략 등을 묻기 위해 18일 오전 9시33분쯤 IR·PR을 맡고 있는 이승현 프로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프로는 김 대표의 일정을 확인하고 오전 11시30분쯤 회신했는데요. 김 대표화 직접 통화하는데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이 프로는 "김 대표가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오늘 늦게 귀국한다"며 "전화 인터뷰 일정은 어려울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 프로는 "김 대표가 향후 대면 인터뷰로 일정을 따로 잡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더벨은 김 대표의 생각을 직접 듣는 데는 실패했지만 홈페이지 등에서 새해 사업 전략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와 이 프로가 지난 11일 '2024년 신년인사'를 주제로 대담한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주가, 로봇시장에 관련해 취합된 질문에 김 대표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유튜브에서도 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주가 폭등 가능성에 관한 물음에 "로봇업계 전체가 관심을 받는 일은 환영할 일이다"며 "로보티즈는 로봇 양산을 통한 내부 역량을 앞세워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본격적인 로봇 양산을 앞두고 우회적으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대표는 흑자전환에 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는데요. 그는 "액츄에이터로 흑자를 내도 자율주행로봇 사업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투자비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적자 폭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손익분기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