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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PE 애뉴얼 리포트

프리미어파트너스, '그로쓰·M&A' 투자 다 잡았다

‘2차전지 빅딜’ 에코프로그룹에 1450억 투자, 바임 인수로 단독 M&A 성공

이영호 기자  2024-01-15 13:52:57
프리미어파트너스(이하 프리미어)는 2023년에도 시장에 존재감을 묵묵히 드러냈다. 대형 바이아웃이 아닌 소수지분 투자에 집중하는 행보는 여전히 이어졌다. 그간 강한 모습을 보였던 2차전지 투자에서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또 프리미어로선 보기 드문 단독 M&A에 성공하며 보폭을 넓힌 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해 프리미어의 주요 투자 건으로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1000억원) △에코프로비엠(450억원) △바임(700억원) △몰로코(320억원) 등이 있다.

◇'총 1450억 투자' 2차전지 빅딜서 존재감

투자 규모로만 따졌을 때 지난해 프리미어의 투자 하이라이트로 에코프로그룹이 꼽힌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이 추진한 대규모 투자 유치건은 지난해 프라이빗에쿼티(PE)업계를 달궜던 2차전지 투자 돌풍의 핵이었다.

실제 에코프로그룹 투자유치는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갖춘 유수PE들이 뛰어들었던 빅딜이었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SKS PE 등 내로라하는 하우스들이 투자 대열에 동참했다.

당시 투자유치전에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로 3610억원, 에코프로비엠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4400억원을 끌어모았다. 양사가 끌어모은 투자금은 도합 8000억원을 넘어섰다. 에코프로비엠은 주가 고점 논란에도 끝내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는 쟁쟁한 PE 가운데에서도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였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1000억원을 투입하며 재무적투자자(FI) 중 가장 큰 금액을 부담했다. 에코프로비엠에는 450억원 규모로 CB에 투자했다. 에코프로비엠 리드 투자자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였다. 스카이레이크는 2000억원을 쏟아내며 투자금 절반가량을 감당했다. 프리미어 역시 주요 투자자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는 에코프로 계열 양사에 과감한 베팅을 한 셈이다. 프리미어가 2차전지 투자에 진심인 이유는 있다. 그간 2차전지 분야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둬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블록딜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4%를 매각하며 프리IPO 투자 약 1년 만에 200%가 넘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윤성에프앤씨도 프리미어가 SKIET처럼 프리 IPO로 투자한 2차전지 기업 중 한 곳이다. 프리미어는 윤성에프앤씨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윤성에프앤씨는 2022년 말 상장에 성공했고, 프리미어는 장내 매도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윤성에프앤씨 역시 큰 차익을 프리미어에 안겨준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분야는 아니지만 지난해 프리미어는 또 다른 소수지분 투자를 감행했다. 애드테크 스타트업 '몰로코' 투자였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이던 구주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320억원을 들여 지분 2%를 확보했다. 프리미어는 7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인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3호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동원해 투자금을 조달했다.

◇프리미어의 단독 경영권 인수 '바임 M&A'

지난해 하반기 프리미어는 필러전문업체 ‘바임’ 경영권을 사들였다. 지난해 주요 투자 건 중 하나다. 거래 규모만 따졌을 때 바임 인수를 빅딜이라 칭하기는 어렵다. 프리미어는 지난해 7월 바임 지분 67%를 약 700억원에 매입했다. 바임 기업가치는 약 1000억원을 인정 받았다.

앞선 에코프로그룹 투자금액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바이아웃 투자로도 큰 거래라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프리미어에게 바임 바이아웃은 함의하는 바가 크다. 그간 프리미어 투자 가운데 보기 드문 독자적인 경영권 인수 거래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는 통상적으로 단독 M&A 대신 전략적투자자(SI)의 재무 파트너로서 바이아웃에 나섰다. 직접적으로 포트폴리오 기업을 경영하기보다는 업계 사정에 밝은 SI가 이를 도맡는 구조였다. 보라티알과 손 잡고 경영권을 매입한 메가커피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바이아웃에 특히 조심스러운 프리미어 투자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바임 인수에서 프리미어는 별도 SI를 섭외하지 않고 인수 작업 전반을 주도했다. SI 협업에 익숙했던 프리미어로선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독자적인 M&A로 투자 보폭을 넓혔다. 프리미어의 보다 적극적인 바이아웃 행보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리미어는 바임 인수에 안전장치를 만들어뒀다. 바임 경영권을 매각했던 에버마운트캐피탈매니지먼트가 재투자를 통해 바임 경영에 일부 동참하도록 했다. 에버마운트는 200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어가 바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약 25%를 매입했다. 에버마운트가 주주로 합류하면서 경영 안정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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