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씨티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BIS비율)이 3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1년 만에 BIS비율이 10%포인트 상승한 효과다. 이는 금융당국의 최소 요구 조건인 8%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씨티은행의 BIS비율 상승 원인으로 소매금융의 단계적 철수가 지목된다. 가계 대출이 감소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도 줄었고 그 결과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한국씨티은행의 BIS비율은 27.87%로 전년 동기(17.42%) 대비 10.4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타행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8.32%, 신한은행은 18.21%, 하나은행은 17.47%, 우리은행은 16.22%를 기록했다. 같은 외국계 은행으로 분류되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은 16.13%를 나타냈다.
BIS비율은 은행의 부실자산 청산능력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를 말한다.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을 내준 후 이를 제때 상환받지 못하면 부실채권이 쌓이게 되는데, 이 지표를 통해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부실자산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국내에는 1993년부터 BIS비율 제도가 도입됐으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특히 금융위기가 확산되는 국면에서 국제 투자가들이 주목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씨티은행의 BIS비율이 높아진 배경은 산식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RWA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이때 자기자본이 늘거나 RWA가 줄면 지표가 개선된다.
씨티은행은 RWA 감소로 BIS비율 개선 효과를 봤다. 2022년 2월부터 소매금융과 관련한 모든 상품 및 서비스 신규 계약의 체결을 중단하고 정리하면서 RWA도 줄었다는 의미다.
앞서 씨티은행은 본사 씨티그룹이 2021년 4월 발표한 사업 전략에 따라, 아시아,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소매금융을 홍콩, 싱가포르, 런던과 아랍에미리트 4개의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해당 지역 내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출구 전략을 추진했다.
올 3분기 씨티은행의 RWA는 21조7365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33조2469억원) 대비 34.62% 감소한 수준이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기 전인 2021년 말 RWA는 33조9030억원이다. 반면 자기자본은 올 3분기 6조5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소매금융 사업 부문의 출구 전략을 추진하면서 가계 여신이 줄어들면서 RWA 감소 효과가 반영되면서 자본비율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은 매해 줄어들고 있다. 올 9월 말 소매금융 상각후원가측정 대출채권은 7조528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9259억원) 대비 36.9% 감소했다. 2021년 말만 하더라도 소매금융 상각후원가측정 대출채권 규모는 18조3805억원 수준이었다.
씨티은행의 기업금융은 기업 고객에 대한 여신, 수신, 수출입, 신용카드 업무,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운용업무를 말한다. 소매금융은 개인 고객에 대한 여신, 수신, PB, 신용카드 업무다.